
미국 독립은 '세금'에서 시작됐다. 프랑스가 대혁명으로 공화국이 된 것도 '세금' 때문이었다. 세금에는 항상 국민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은 강조했다.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인 김 회장은 3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서 진행한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조세 법률주의는 당연한 말이다. 조세 국민동의주의라는 표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은 세금으로 민주화를 이뤄낸 경험이 없다. 동학농민운동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그래서 아직도 한국은 조세를 통수권자가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이재명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두고도 "납세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회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어떻게 보나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두고 공정과세라고 한다. 공정하려면 납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번 세 차례 부동산 공청회 과정을 보고 납세자인 국민이 과연 동의했는지 모르겠다. 이번 부동산 세제는 이중적으로 접근하는데 정치적 반발은 최소화하면서 지지는 최대화하려고 한다. 보유와 거주를 분리했고 종부세도 14억원까지는 안 받고 주택 공시가격 30억원 이상부터 부담을 줬다. 완화와 강화를 동시에 섞었는데 정치공학적이다.
- 부동산 세제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제개편안을 보면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세제 혜택을 없애거나 약화했다. 세금에서 비거주와 거주를 구분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자본이득을 계산해 과세하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3년물 국채 이자율 평균이 3.88% 정도인데 복리로 계산하면 20년 후에는 대략 205%다. 20년 전에 10억원을 주고 산 집이 20억원이 됐다면 실제 자본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는가. 국채 이자율로 할인해 그보다 더 벌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하면 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두고 공정과세라고 한다. 공정하려면 납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번 세 차례 부동산 공청회 과정을 보고 납세자인 국민이 과연 동의했는지 모르겠다. 이번 부동산 세제는 이중적으로 접근하는데 정치적 반발은 최소화하면서 지지는 최대화하려고 한다. 보유와 거주를 분리했고 종부세도 14억원까지는 안 받고 주택 공시가격 30억원 이상부터 부담을 줬다. 완화와 강화를 동시에 섞었는데 정치공학적이다.
- 부동산 세제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세제개편안을 보면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세제 혜택을 없애거나 약화했다. 세금에서 비거주와 거주를 구분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실제 자본이득을 계산해 과세하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 3년물 국채 이자율 평균이 3.88% 정도인데 복리로 계산하면 20년 후에는 대략 205%다. 20년 전에 10억원을 주고 산 집이 20억원이 됐다면 실제 자본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는가. 국채 이자율로 할인해 그보다 더 벌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만 과세하면 된다.

- 부동산 외에 수정해야 할 세제개편안 내용은
▶먼저 생산세액공제와 관련해 품목별 기준 공제율이 없다. 공제율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해놨다. 또 생산세액공제는 대표적인 유치산업 보호 도구인데 반도체가 포함되고 정작 포함돼야 할 청정수소는 빠졌다. 가업상속공제 과세 기준도 명확하게 정해져야 한다. 과세 대상인지 여부를 위원회에서 심의하는데 그러면 결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결정할 수 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같은 맥락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 하위 그룹이 고의적으로 주가를 낮춰 상속세를 포탈하려고 했는지는 심의위원회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주가 조작 여부에 대한 조사는 수사기관이 해야 한다. 주가 조작이 입증되면 국세청이 조사하면 된다. 왜 각 기업이 위원회에 항변하게 하는가.
- 최근 내년도 예산안이 나왔는데 어떻게 보는가
▶내년도 예산은 약 820조원으로 올해보다 12.8% 늘었다. 호황기에 이례적인 초확장 재정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위기 이후에도 증가율은 10.6%였다. 재정 운용 기조도 잘못됐다. 경기 호황기에는 긴축하고 침체기에는 확장 재정 기조를 가져가야 한다. 정부의 재정 운용 방향은 한국은행과도 충돌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부임 후 금리를 두 차례 올렸다. 그런데 정부는 재정을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증가율로 늘렸다. 한국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또 올려야 한다면 기업과 가계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다.
- 내년 예산안에 담긴 미래대응기금은 어떻게 보나
▶미래대응기금이 아니라 미래부채기금이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약 3조원대로 2027년 예산 증가율을 12.8%로 높이지 않았다면 흑자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다. 정부는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 이 가운데 100조원가량은 금고에 갖고 있겠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는 세수 풍년에도 106조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정부가 쓸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100조원을 금고에 넣어놓고 국채를 발행했기 때문에 부채기금이라는 것이다. 106조원 규모의 국채 이자도 생각해야 한다.
- 미래대응기금 운용 방식이 바뀌어야 하나
▶제대로 된 미래대응기금이라면 달라야 한다. 2028년에도 세수 상황이 좋아 두 차례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면 국가 부채를 줄인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부채를 갚아놓고 2029년부터 반도체 세수가 들어오면 그 흑자를 기반으로 미래대응기금을 만들겠다고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다. 재정지출을 아끼고 늘어난 세수를 활용해 빚을 늘리지 않고 기금을 조성한다면 박수를 받을 수 있다.
- 이재명 정부의 재정 운용 방식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
▶ 이재명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굉장히 모험적인 중기 재정 운용을 하는데 재정은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대비해야 한다. 2028년 재정지출 증가율은 국세수입 증가율보다 높아 적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내년 세수가 49.8%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8년에도 세수가 이보다 줄지 않고 3%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전망은 반도체 산업이 계속해서 우상향해야만 가능하다. 반도체 산업이 한 번이라도 흔들리면 예상했던 만큼 세수를 거둬들이기 어려워진다.

▶김우철 회장 프로필
▲서울 성동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예일대학교 경제학과 경제학 박사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교 경영경제대학 연구원(1999~2003)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연구위원(2004~2006)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2006~2009) ▲한국조세연구원 재정연구팀장(2007~2008) ▲SK경영경제연구소 경제연구실 전문위원(2009~2010) ▲국회예산정책처 세수추계팀장(2010~2011) ▲국회예산정책처 조세분석심의관(2011~2012) ▲한국재정학회 제47대 회장(20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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