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체육회 산하 체육단체가 경찰 협조를 얻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사무실로 물리적 충돌 없이 들어갔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는 시위대로 사무실이 봉쇄된지 96일만이다.
대한체육회 산하 9개 회원종목단체 관계자들은 8일 오전 8시50분께부터 경찰과 함께 핸드볼경기장 진입을 시도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현장에 28개 기동대, 경력 1830여명을 투입했다.
오전 9시3분께 경찰이 2-3게이트를 중심으로 길을 텄고, 10여분 뒤에 조끼를 걸친 대한체육회 직원들이 물품을 담을 박스를 수레에 실어 들어갔다. 오전 9시40분께부터 체육단체 물품을 실어나를 탑차 등 소형 트럭 6대가 진입해 2-3게이트에 차례로 섰다. 20여분 뒤인 오전 10시5분부터 경찰이 줄지어서 확보한 길로 체육단체 직원들이 박스를 차량으로 옮겨 실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 대열 너머에 있던 올림픽공원 시위대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오전 9시53분께 현장에 도착해 대한체육회 및 경찰 관계자와 면담하기도 했다. 이후 핸드볼경기장 개방 1시간10여분 만인 오전 10시19분께 적재를 마친 차량이 차례로 핸드볼경기장 앞을 빠져나갔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지난 90여일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아시안게임이 코앞이어서 부득이 경찰에 협조를 요청하게 됐다"며 "일단 장비 등을 다 꺼냈으니 잘 살펴보고 선수단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컴퓨터, 하드, 노트북, 필요서류, 인감 등 최소한 업무 수행에 필요한 것들을 반출했다"며 "이 상황이 빨리 정상화돼 협회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고, 공원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6월5일 시위대 봉쇄 이후 같은 달 16일 경찰 협조로 한 차례 진입을 시도했지만 '올다르크(올림픽공원+잔다르크)'로 불린 30대 여성이 출입구를 막아 진입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 7월2일 국회 국정조사특위 소속 의원들이 현장 점검을 위해 진입했지만, 체육단체가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핸드볼경기장 내에는 ▲대한당구연맹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대한산악연맹 ▲대한세팍타크로협회 ▲대한수상스키·웨이크스포츠협회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대한우슈협회 ▲대한펜싱협회 ▲대한핸드볼협회 등 9개 단체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체육회 측은 인근에 임시 사무공간을 마련했으나 전산장비와 행정자료, 법인 인감, 국가대표 장비, 유니폼 등이 사무실에 있어 국내외 대회 진행 및 급여 지급, 각종 행정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 펜싱 대표팀은 지난 6월18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펜싱 선수권 대회 출전을 앞두고 칼, 펜싱화 등을 꺼내지 못한 채 출국해야 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는 지난 6월22일부터 28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운영 전 난항을 겪으면서 세계수중연맹(CMAS)으로부터 1만유로(약 1752만원)의 지연 벌금을 맞기도 했다. 오는 19일부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가운데 입주 단체들이 대회 준비에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체육회가 다시 나선 것이다.
장기간 봉쇄 시위로 예정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문화계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월6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예정된 핸드볼경기장 공연 중 15건이 봉쇄 시위 이후 취소되거나 장소를 변경했다. 대관 취소에 따른 환불 금액은 10억7000만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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