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조가 48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한 9일 오전 포항시 포스코 포항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사진=뉴스1


창사 58년 만에 현실화한 포스코 파업을 두고 시선이 엇갈린다. 노조는 그동안 누적된 현장의 희생에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외부에서는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의 공급 차질이 다른 산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가 추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처우 개선 요구와 산업 전반의 부담 사이에서 노사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오전 7시부터 4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현재는 일부 인원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으로 제철소 전체가 멈춘 상황은 아니다. 부분파업 개소 총 근무자는 100여명이며 그중 부분파업 돌입 노조원은 수십여명으로 추정된다.



노조가 내세우는 파업의 배경은 임금 인상만이 아니다. 노조는 인력 부족과 장시간 노동, 안전·복지 문제 등이 누적됐다며 현장 노동에 대한 인정과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노조는 회사가 경영이 어렵다며 직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경영진의 보상은 줄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과거 협상에서 충분한 보상을 얻지 못했다는 내부 불만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는 2023년에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당시 노사는 기본임금 10만원 인상과 주식 400만원, 일시금 및 상품권 300만원 지급 등에 합의하면서 파업을 피했다. 다만 잠정합의안 투표 참여자의 절반 가까이가 반대표를 던지는 등 합의 조건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내부에서는 당시 노조가 파업 직전까지 압박하고도 서둘러 합의했다는 아쉬움과 함께 이번에는 실질적인 성과를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에 삼성전자 노조의 단체행동이 자극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대기업 노조처럼 적극적인 단체행동으로 요구를 관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경 대응에 힘을 보탰다는 해석이다.



노조는 올해 실제 파업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성호 위원장은 전날 서울 포스코센터 앞 집회에서 삭발을 단행하고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만약 1차 파업 이후에도 회사가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즉각 파업의 규모와 범위를 대폭 확대해 사측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금 인상과 보상 규모를 둘러싼 노사 간 입장 차는 크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회사는 기본급 2.0% 인상에 목표달성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지급, 근속기념축하금 인상 범위 확대 등을 제시했다.

회사는 경영 여건을 고려하면 노조 요구가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추산한 요구안 수용 비용은 약 1조4000억원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노조 요구안의 두 배 수준이며 지난해 영업이익 1조8000억원의 약 80%에 해당한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한 비상경영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철강 시황 부진과 각국의 고율 관세,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수익성이 악화했음에도 경쟁사 타결안을 웃도는 실질 총액 기준 업계 최고 수준의 조건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현장 기여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노조와 회사의 지급 여력을 강조하는 사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셈이다.

회사 안팎에선 포스코 파업이 철강 공급 차질로 이어져 자동차·조선 등 다른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업이 길어지고 대상 공정이 늘어날 경우 철강재를 사용하는 제조업체와 협력업체의 납기·생산계획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회사는 당장 생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회사는 부분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단체협약에 규정된 협정근로를 통해 핵심 생산공정의 가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노조 역시 생명과 설비, 제품, 원료에 실질적인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토한 쟁의행위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노조의 요구를 경청하고 투명하게 소통함으로써 노사상생과 임협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