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대구 달서구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 분양사무소 앞에 선착순 전세 계약 접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우산, 텐트, 그늘막, 캠핑용 의자 등으로 자리를 맡은 채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사진=뉴스1


대구에서 신축 아파트 전세를 잡기 위한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통해 전세로 풀리면서 수요자들이 몰린 것이다.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법 마련에 나선 가운데 가격 경쟁력과 보증 안정성을 앞세운 CR리츠가 해결책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 상인동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에는 전날(8일) 선착순 동·호수 지정 신청을 앞두고 200~250여명이 현장에 몰렸다.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는 990가구 규모의 신축 단지다. 2024년 4월 준공됐지만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장기간 미분양 상태에 놓였다. 특별공급 6건, 1·2순위 52건 등 청약 신청은 58건에 그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했고 지난 6월 1차로 549가구 규모의 전세를 공급했다. 이틀 만에 330가구가 동·호수 지정 계약을 체결했고 대형 평형을 제외한 약 420가구의 계약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공급분인 약 440가구도 11일 대다수가 계약될 것으로 알려졌다.

CR리츠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정부가 매입한 뒤 임대로 운영하다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하는 부동산 금융상품이다. 이번 전세 수요자들이 오픈런을 벌인 상인푸르지오센터파크는 전용 84㎡ 전셋값이 2억2200만~2억6000만원, 전용 113·117㎡는 3억~3억3000만원으로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최대 1억원가량 저렴하다.

임대 기간은 기본 2년이며 계약갱신권을 청구하면 2년을 추가해 최대 4년간 거주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신축 아파트라는 장점도 있어서 전세 수요자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졌던 곳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지방의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어 CR리츠가 전세난 해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7월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울산·대전)의 평균 전세수급지수는 168.2로 2021년 9월(172.3) 이후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 대비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다만 CR리츠는 분양가 대비 약 30% 할인한 수준까지 매각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투자자의 요구와 사업자의 기대 가격 차이가 큰 만큼 이견 조율이 필수적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구는 7월 말 기준 전체 미분양 아파트가 4278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을 정도로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며 "리츠 상품이 지방 미분양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입지와 상품성, 전세 수요, 매입 가격, 금융비용이 함께 맞아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나머지 물량은 시장에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