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낸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핵심 인물들의 유죄가 확정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펀드에 편입된 주식 가격이 폭락해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2022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20년이, 또 다른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2023년 12월 징역 30년이 확정됐다. 사건의 성격과 혐의가 복잡한 만큼 수사에서 재판까지 3~4년이 소요된 것.
수사 과정에서 해외로 도피해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공범도 있다. 3500억원가량의 라임 자금을 투자받은 메트로폴리탄 실소유주 김영홍씨다. 김봉현 전 회장은 김씨를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김씨는 수사 초기 해외로 빠져나갔고, 서울남부지검은 2년 동안 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2021년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문제는 오는 10월2일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김씨가 붙잡혔을 때다. 검찰청이 폐지되고 기소와 공소 유지만 담당하는 공소청이 출범함에 따라 더 이상 검사가 직접 김씨를 불러 조사하거나 수사를 지휘할 수 없다. 결국 경찰이나 새로 출범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수사를 맡게될 텐데, 사건 처리는 그만큼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새 수사팀은 방대한 계좌추적 자료와 공범 진술, 자금 흐름 등을 기록 형태로 인계받아 새로 검토해야 한다. 수사에 앞서 사전 준비 과정에만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검찰 장기미제, 경찰이 감당할 수 있나
아직 끝나지 않은 '라임 사건'처럼 검찰에 쌓인 미제사건은 지난 7월 말 기준 16만5020건에 이른다. 올해 1월 11만여건 수준이던 미제사건은 불과 6개월 만에 48.9%가 늘었다. 이 중 6개월 초과 미제사건도 3만여 건에 이른다. 매달 1만~2만건씩 불어나는 속도를 고려하면 검찰의 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지는 다음달까지 미제사건은 최대 20만건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검찰청은 10월2일 전까지 가능한 사건은 신속히 종결하고, 개정 형사소송법 부칙에 명시된 '90일 유예 기간'을 활용해 그 기간 내에 사건을 처리하거나 경찰 또는 중수청으로 사건을 이관하도록 일선에 지침을 내렸다. 90일 동안 모든 미제사건을 검찰에서 계속 수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했거나 검사가 구속영장 또는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사건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일각에선 이미 수사권을 빼앗긴 공소청 검사들이 90일 동안 미제사건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결국 경찰이 미제사건 수십만건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사건의 양도 엄청나지만, 경찰은 복잡한 사건이 일시에 밀려들 때 닥칠 혼란을 더 걱정한다. 검찰도 장기간 결론 내지 못한 고난도 사건, 당사자 간 대립이 첨예한 사건, 방대한 기록의 경제범죄 사건 등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면 과연 경찰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대검찰청은 10월2일 전까지 가능한 사건은 신속히 종결하고, 개정 형사소송법 부칙에 명시된 '90일 유예 기간'을 활용해 그 기간 내에 사건을 처리하거나 경찰 또는 중수청으로 사건을 이관하도록 일선에 지침을 내렸다. 90일 동안 모든 미제사건을 검찰에서 계속 수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공소시효 완성이 임박했거나 검사가 구속영장 또는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사건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일각에선 이미 수사권을 빼앗긴 공소청 검사들이 90일 동안 미제사건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결국 경찰이 미제사건 수십만건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사건의 양도 엄청나지만, 경찰은 복잡한 사건이 일시에 밀려들 때 닥칠 혼란을 더 걱정한다. 검찰도 장기간 결론 내지 못한 고난도 사건, 당사자 간 대립이 첨예한 사건, 방대한 기록의 경제범죄 사건 등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면 과연 경찰이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경찰 출신 강동필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경찰 수사관 1명당 이미 수십 건의 사건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쥐고 있는 방대한 장기 미제사건까지 수십 건씩 추가되면 개별 사건들을 정밀하게 들여다볼 시간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장은 "인원 충원 없이 검찰 미제사건에, 보완수사 요구까지 동시에 밀려오면 수사관들은 과부하에 걸릴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사건은 계속 생기는데, 보완수사는 1개월 이내에 끝내야 하니 일선서의 업무 과중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 기소중지 사건, 경찰로 이관 시급
피의자 도피 등으로 중단된 '기소중지·지명수배' 사건도 중대 현안이다. 대검찰청은 검찰이 직접 체포영장을 청구했거나 지명수배를 내려놓은 기소중지 사건 약 2100건을 10월2일 전 경찰로 넘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사권 없는 공소청 명의의 지명수배나 체포영장은 법적 효력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건을 이관받은 뒤 기존 검찰 영장을 철회하고, 경찰 명의로 체포영장을 다시 신청해 발부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대검은 이 작업을 오는 18일까지 마무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절차상 미비로 추후 붙잡힌 피의자를 풀어줘야 하는 치명적인 사법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일선 경찰서의 한 과장은 "수십 년 동안 쌓인 검찰 수배 사건이 다 넘어올 것이고, 수배자가 잡히면 오롯이 경찰 사건이 된다"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찰서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검찰 미제사건이 쏟아져 들어오는 만큼 수사관을 늘리지 않으면 업무 과부하로 수사가 지연되고, 새로운 미제사건이 다시 급증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동필 변호사는 "검찰보다 경찰 수사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 그만큼 더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인력을 증원해줘야 한다"고 했다. 금융·디지털포렌식·국제공조 등 전문 분야 인력을 보강해 전문성이 필요한 장기 미제사건은 별도 전담팀을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경찰은 사건을 이관받은 뒤 기존 검찰 영장을 철회하고, 경찰 명의로 체포영장을 다시 신청해 발부받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대검은 이 작업을 오는 18일까지 마무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절차상 미비로 추후 붙잡힌 피의자를 풀어줘야 하는 치명적인 사법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일선 경찰서의 한 과장은 "수십 년 동안 쌓인 검찰 수배 사건이 다 넘어올 것이고, 수배자가 잡히면 오롯이 경찰 사건이 된다"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찰서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검찰 미제사건이 쏟아져 들어오는 만큼 수사관을 늘리지 않으면 업무 과부하로 수사가 지연되고, 새로운 미제사건이 다시 급증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동필 변호사는 "검찰보다 경찰 수사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면 그만큼 더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인력을 증원해줘야 한다"고 했다. 금융·디지털포렌식·국제공조 등 전문 분야 인력을 보강해 전문성이 필요한 장기 미제사건은 별도 전담팀을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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