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거듭 압박하면서 정부가 최소한의 군사적 지원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비공식적으로 포탄 등을 보내 인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대이란 외교도 병행해 관계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전쟁부 관계자는 14일(현지시각) [시대]의 서면 질의에 "파병 관련 사안은 한국 정부에 문의해주길 바란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지원하길 기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고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동맹 현대화 차원에서 한반도 내 재래식 방위에 대한 한국의 책임 확대, 동맹의 공동 부담 등을 강조해왔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등 항공기·함정에 더해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예하 폭발물처리대대(EOD) 요원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시대]와의 통화에서 "한반도 대비 전력의 분산과 대이란 군사충돌에 연루될 가능성이 파병의 주요 부담"이라며 "구축함이나 P-8A 같은 핵심 전력을 장기간 중동에 배치하면 북한 잠수함·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대응 등 한반도 임무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파견 전력이 미사일·드론·기뢰 등 복합위협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MIT 국제문제연구소는 이란 정규 해군 상당수가 격침된 뒤에도 별개 조직인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의 위협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IRGC 해군이 기뢰·미사일·드론·소형 잠수정·무인수상정·무장 고속정을 조합해 싸우는 방식이어서 호르무즈 해협은 파견 전력에 위험한 전장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상징적 수준의 군사적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가 너희와 함께 북한의 위협을 막고 있는데 너희가 우리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를 묻는 것"이라며 "이란 전쟁에서도 실제 병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이란의 행태에 함께 대응할 것인지 묻는 것인 만큼 한미동맹이 함께한다는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해상초계기나 EOD반을 보내는 게 가장 현실적"이라며 "이들 전력이 이란 전쟁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전력도 아니어서 부담이 크지 않다"고 했다. 이어 "미군은 배에 실은 무인잠수정으로 기뢰를 제거하는데 한국군 EOD 요원이 미국 군함에 승선해 임무를 수행하면 한국은 파병 효과, 미국은 동맹이 참여해 상호 윈윈"이라고 강조했다.
조상근 KAIST 연구교수는 "현실적 측면에서 한미 부대 방호를 위해 전술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자폭드론 요격용 무기체계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군사 전문가는 "비공식적으로 포탄 공급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스함과 호위함 등도 파병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전투함이라는 점에서 위험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한편 파병시 대이란 관계 관리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앞서 이란은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 및 전쟁에 대한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이 2021년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화학운반선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던 것처럼 우리 선박을 억류하거나 이란 내 한국 교민을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중동 전문가는 "한국이 파병할 경우 이란이 직접 표적으로 삼지 않더라도 우리 재외국민에 대해 사법 조치 등 위협 가능성이 있다"며 "파병한다면 우리 측 입장을 강조하는 형태의 대이란 외교가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했다.

![[뉴스언팩] 커지는 경찰권력, 견제는 충분할까? / 군인 고객 모시러 나서는 은행들](https://i.ytimg.com/vi/zrGdDM_g8ZQ/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