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앞 분수대가 북서울꿈의숲으로 이전되고, 기존 자리는 신세계가 사업비를 전액 부담하는 7000명 규모 열린광장으로 재편된다. 사진은 광장 조성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 명동 한복판을 50년 가까이 지켜온 한국은행 앞 분수대가 북서울꿈의숲으로 옮겨진다. 분수대가 있던 자리는 약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열린 시민광장으로 재편된다. 사업 시행에 필요한 비용은 신세계가 전액 부담한다.

16일 서울시는 한국은행 앞 분수대를 이전하고 기존 부지를 보행·관람·휴식과 공연·축제 등이 가능한 시민광장으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본지는 서울시가 연내 분수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기존 분수대는 북서울꿈의숲 동문광장으로 옮겨진다. 서울시는 분수대를 단순 철거하지 않고 보수·복원 작업을 거쳐 재설치할 계획이다. 높이 12m, 직경 30m 규모인 분수대를 설치할 공간과 기존 조경과의 조화, 시민 접근성 등을 고려해 이전 장소를 정했다.

1978년 설치된 한국은행 앞 분수대는 분수탑과 조각 작품 15점으로 구성돼 명동 일대의 상징물 역할을 해왔다. 장기간 사용으로 콘크리트 표면 손상과 백화 등 노후화된 부분이 발생한 만큼 이번 이전을 계기로 보수도 함께 진행한다.

분수대가 사라진 자리에는 약 7000명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광장이 들어선다. 기존 수용 규모인 약 2300명에서 3배가량 확대되는 것이다. 분수대와 단차 등으로 나뉘어 있던 공간을 하나로 연결해 보행과 관람 공간을 넓히고, 대규모 인파가 몰릴 때 혼잡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명동·남대문시장·남산을 잇는 관광축의 중심이라는 입지를 활용해 광장을 시민과 관광객이 머무는 공간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평상시에는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야외도서관, 버스킹, 케이팝(K-POP) 공연, 바닥분수, 계절 행사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다.

공사는 이달 중순 시작된다. 서울시는 분수대를 해체해 보존 절차를 거친 뒤 수장고에 임시 보관하고, 기존 부지는 우선 평탄화해 연말까지 임시광장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후 전문가 자문을 거쳐 광장 본공사를 진행하고 북서울꿈의숲 분수대 이전과 경관 개선은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업비 부담 주체도 정해졌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와 중구청, 신세계가 참여하는 사회공헌 협약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분수대 이전 부지를 제공하고 중구는 광장 조성 이후 운영·관리를 맡는다. 신세계는 사업 시행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다만 서울시는 이날 사업비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이번 공간 재편을 통해 연말연시 신세계백화점 본점 일대에 몰리는 인파의 혼잡과 안전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형 미디어 콘텐츠와 문화·관광 프로그램이 확대되는 명동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안전하게 걷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앞서 2024년에는 중구가 한국은행 분수대를 철거하고 인근 공간을 합쳐 약 600평 규모의 잔디광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알려진 바 있다. 당시 신세계백화점 본점 미디어파사드를 볼 수 있는 시민 휴식공간 등이 거론됐지만, 이번 서울시 계획에서는 분수대를 북서울꿈의숲으로 이전하고 기존 부지를 열린광장으로 조성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됐다.

서울시는 광장을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 운영하고, 공연과 축제 등이 열릴 경우 예상 방문인원과 보행동선 등을 사전에 검토해 안전관리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