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최근 정치권에서 이 대통령의 연임 가능성을 둘러싼 개헌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와 개헌 방향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현행 헌법상 새 임기 규정을 이 대통령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막는 헌법 조항을 먼저 고치는 '순차적 개헌'이 가능한지를 두고는 헌법학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 번째 기자회견을 연다. 회견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등 두 분야로 나뉘어 약 90분 동안 진행된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에는 별도의 주제 제한을 두지 않는다. 청와대는 "주요 현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방향을 국민께 밝히고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견에서는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연임 개헌 문제가 주요 질문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논란은 지난 7월 28일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에 대해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의 선택의 문제"라고 말하면서 커졌다. 이후 이 대통령은 이달 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동포 간담회에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직 대통령에게 연임 개헌을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논란에 직접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은 아니었던 만큼 정치권의 논쟁은 이어졌다.
'제안 당시 대통령'엔 효력 없어
현행 헌법대로라면 대통령의 임기나 중임 규정을 바꾸더라도 새 규정을 이 대통령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헌법 제70조는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28조 2항은 한발 더 나아가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명시한다.
헌법이 개헌안의 '확정 당시'가 아닌 '제안 당시' 대통령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개헌을 추진해 본인의 임기를 늘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나 중임제로 바꾸는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국민투표에서 확정되더라도 개헌안이 제안될 당시 재임 중인 대통령에게는 새 임기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헌법이 개헌안의 '확정 당시'가 아닌 '제안 당시' 대통령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개헌을 추진해 본인의 임기를 늘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현행 5년 단임제를 4년 연임제나 중임제로 바꾸는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국민투표에서 확정되더라도 개헌안이 제안될 당시 재임 중인 대통령에게는 새 임기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배경에는 현직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해 헌법을 바꾼 한국의 헌정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54년 '사사오입 개헌'에서는 초대 대통령에 한해 중임 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박정희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69년 '3선 개헌'에서는 대통령의 3선을 허용하도록 헌법을 개정했다.

헌법 128조부터 없애면 가능할까
현행 헌법만 놓고 보면 연임제나 중임제 개헌이 이 대통령에게 곧바로 적용되기는 어렵지만, 제128조를 우선 바꾼 뒤 후속 개정을 할 경우를 놓고는 법리적 논쟁이 여전히 남아있다. 첫 번째 개헌에서 제128조 2항을 삭제하고 두 번째 개헌에서 5년 단임제를 규정한 제70조를 4년 연임제 또는 중임제로 바꾸는 방식이다.
제128조 2항의 제한이 사라진 뒤 이뤄진 두 번째 개헌이라면 현직 대통령에게도 새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은 정치와 규범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며 "국민이 받아들이면 두 번 개헌해 임기를 두 번 할 수 있는 상황이 이론적으로 펼쳐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현직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막기 위해 마련된 제128조 2항의 취지를 두 차례 개헌으로 우회할 수 있다고 해석할 경우 조항 자체의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희범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은 이 같은 순차적 개헌을 '편법'이라고 규정하며 "헌법 제1조의 민주공화국 원리나 국민주권처럼 개헌으로도 바꿀 수 없는 조항이 있다"면서 "제128조 2항은 주권자인 국민의 결단인데 단순히 그 규정을 개정한다고 해서 개헌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의 개헌사를 고려하면 법리적 가능성만으로 현실화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도 나온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4·19혁명과 유신, 6월 민주항쟁 등 큰 정치적 변화를 계기로 개헌이 이뤄져 왔다"며 "독일처럼 정치적 합의를 통해 헌법을 수시로 조금씩 고쳐온 국가와는 개헌의 역사와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이를 정당한 개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가 결국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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