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관악구 성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외로움 없는 서울' 1주년 기념 현장 소통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A씨의 집에는 오랫동안 말소리가 없었다. A씨가 아픈 배우자를 간병하는 사이 일도 사람도 곁을 떠났다. '누구에게라도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A씨가 전화를 건 곳이 '외로움안녕120'이었다. 상담을 받으며 잠과 끼니를 되찾은 A씨는 지금 취업훈련을 알아보고 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외로움안녕120은 지난해 4월 개통 이후 올해 7월까지 약 7만2700건의 상담을 제공했다. 올해 하루 평균 상담은 189건이다. 이용자의 74.8%는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고 답했다. 40~60대가 전체 이용자의 70.6%를 차지했다.



이용 절차는 간단하다. 120다산콜센터에 전화해 5번을 누르면 24시간 상담받을 수 있다. 앱(애플리케이션) 설치나 기관 방문은 필요 없다. 복지나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한 시민은 서울마음편의점과 정신건강복지센터, 사회복지기관으로 연결된다. 긴급한 위험이 확인되면 경찰·소방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응한다.

시민이 음료와 간식을 먹으며 운동·요리·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서울마음편의점은 지난해 4개소에서 현재 19개소로 늘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이용은 14만4000건을 넘어섰다. 10개소에서는 목공과 가드닝, 반찬 만들기 같은 활동 중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25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이용자 301명을 조사한 결과 91.3%가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외로움·고립 점수는 이용 전 6.07점에서 이용 후 5.33점으로 낮아졌다. 외로움이 줄었다는 응답자 가운데 73.5%는 '찾아갈 장소가 생겨서', 53.5%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생겨서'를 이유로 꼽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외로움안녕120이 고립된 중장년을 발견하는 창구라면 서울마음편의점은 이들이 실제 생활권에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이라며 "전화상담과 동네 활동을 연결해 일회성 상담에 그치지 않고 외출과 만남으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건강관리는 손목닥터9988 앱과 자치구 보건소가 맡는다. 앱은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 등 10종의 정신건강 자가검사를 제공한다. 지난해 이용 실적은 약 100만건이다. 올해 8월까지 전문 심리상담 이용자는 2만1484명으로 1명당 최대 8회 상담받을 수 있다. 상담기관 방문이 어려운 시민을 위해 복지관과 전통시장, 사업장을 찾아가는 마음안심버스도 운영한다.

손목닥터9988 가입자는 올해 9월 기준 297만명이다. 서울시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자료로 2021년과 2023년 참여자와 비참여자를 비교한 결과 참여자의 신규 당뇨병 발생률은 7.9%, 신규 고혈압 발생률은 9.1% 낮았다. 자치구 보건소는 혈압과 혈당, 허리둘레를 검사하는 대사증후군 관리사업을 운영한다. 올해 5월 말 기준 등록자 6만3670명 가운데 신규 등록자의 약 31%(9852명)가 고혈압·당뇨병 유소견자로 새로 확인됐다.

치료와 생계 부담을 더는 제도도 있다. 건강동행서비스는 동행매니저가 병원 이동과 접수, 진료, 약품 수령, 귀가까지 돕는다. 올해부터 재활치료와 건강검진으로 지원 범위를 넓혔다. 이용료는 시간당 6000원이며 중위소득 100% 이하 시민은 연 48회까지 무료다. 2021년 11월 도입 이후 올해 4월까지 누적 이용은 약 7만건이다.

유급병가를 받기 어려운 일용직과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에게는 서울형 입원생활비를 지원한다. 동주민센터나 보건소를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신청기한은 퇴원일 또는 건강검진일로부터 180일 이내다. 2024년 수혜자는 40~60대가 73%를 차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로움은 개인이 혼자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복원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중장년이 외로움과 건강 악화로 위기에 이르기 전에 상담부터 건강관리, 병원 이용과 생계 지원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촘촘히 연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