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이 아연정광 제련수수료(TC) 하락 등의 부담 속에서도 수익성 둔화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아연과 연 등 기초금속 외에도 금과 은 등 귀금속, 인듐, 안티모니 등 핵심광물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이 아연정광 TC 하락에 따른 부담에도 구리와 황산, 게르마늄 등 핵심광물 사업이 제련 부문 수익성 둔화를 보완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올해 상반기 글로벌 아연 시장의 공급 과잉 속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이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한 점을 주목했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재고가 15만6000톤 수준으로 늘어난 반면 LME 가용재고가 연초 대비 60% 이상 줄어들면서 나타난 실물 공급 부족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체 물량보다 실제 거래 가능한 재고 위치가 가격을 좌우했다는 평가다.
아연 가격 강세가 제련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 수입 아연정광 스팟 TC가 톤당 -100달러 안팎으로 하락하며 가격 상승분이 제련마진으로 남지 않는 구조가 되면서다. 신한투자증권은 중국 제련소 감산으로 TC가 반등하기 전까지는 일반 제련사의 수익성 압박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려아연이 포트폴리오의 힘으로 수익성 하락을 일부 방어할 것으로 예상했다. 첫 번째 완충 요인은 구리다. 현재 구리는 거래소 재고의 71.7%가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묶여 있다. 관세 부과에 앞서 물량이 미국으로 선제 유입된 결과다. LME의 가용 재고는 세계 소비량의 1.2일분에 불과한 9만톤(t)에 불과하다. 재고의 지역 편중 속 LME 구리 가격은 전년 대비 51% 상승했다.
황산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황산은 지난 3월 중국산 제품의 칠레 수입이 0t을 기록할 정도로 공급이 빠듯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습식제련 업체 원가 부담도 높아졌다. 반면 아연·연 제련 과정에서 황산을 부산물로 생산하는 고려아연은 상반기 황산 매출총이익률이 약 10%로 과거 2~3% 대비 높아졌다. 황산 가격 상승분이 이익 폭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련 부문의 어려움을 보완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는 평가다.
게르마늄 등 핵심광물은 중장기적인 요인으로 제시했다. 지난 2023년 8월 중국이 게르마늄과 갈륨 수출허가제를 도입한 이래 각국은 공급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지만 산업 수요가 늘어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은 핵심광물 비축 계획인 '프로젝트 볼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고려아연의 미국 테네시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같은 인프라 가치가 높아질 거란 예상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연 스팟 TC 하락에 따른 마진 압박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고려아연은 구리·황산·게르마늄으로 공백을 메울 수 있고 미국 비축 전략이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귀금속 가격 상승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권 관련 불확실성은 한 단계 낮아진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9일 임시주주총회에서는 고려아연 이사회 측에서 추천한 백인규 감사위원이 참석 의결권의 81.8%의 지지를 얻으며 선임됐다. 이사회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 12명, 영풍·MBK파트너스(MBK) 측 7명으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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