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호르무즈 파병 관련 발언을 두고 한국과 미국에서 엇갈린 해석이 나오면서 막바지에 접어든 대미투자 협상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1~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대미투자 관련 내용을 보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산업통상부는 지난 17일에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하루 전인 16일 국회에 연기를 요청했고, 지난 18일에는 한미 양해각서(MOU) 체결도 미뤄졌다.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대미투자 협상의 마무리가 늦어진 것이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논의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이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밝힌 것이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를 요구를 거부하고 이란에 병력을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청와대는 19일 언론 공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협조 요청을 거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전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실질적 기여 방안을 계속 검토하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이 기대하던 군사적 기여와는 거리감이 있다는 평가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파병과 투자는 각각 개별적인 사안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지만 모든 이슈를 하나의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패키지 딜(Package Deal)'을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이슈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미 경제안보 협상에 대해 "패키지로 움직인다"며 "호르무즈 파병도 협상 패키지 중 하나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파병 요구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여부가 대미투자 협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파병 문제가 미국과의 경제·안보 패키지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파병 문제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국내 정치적으로 곤란하겠다는 식으로 하면 미국 입장에서는 무시당했다고 여길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의 경제안보 패키지 선순환 구도가 흐트러지고 악순환 구조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파병과 대미투자 모두 한국이 전향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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