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자직 사퇴 기자회견에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지명 20일 만에 물러나면서 후임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다음달 2일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장관 공백이 길어지면 정부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청와대가 후임 법무부 장관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이 분주해질 전망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다음 법무부 장관 후보로 여당 국회의원들의 이름이 여럿 오르내리는 중이다. 외부인사를 물색하고 검증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인 만큼 산적한 현안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정치인 출신을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한 민주당 전직 의원은 "물론 이번 경우(용혜인·김승원 의원)같은 사례도 있긴 하지만, 보통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에 비해서는 현역 의원들의 청문회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며 "법안 처리나 상임위 대응에서 국회와 협조가 수월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적·정무적으로 워낙 첨예한 시기라 현역 의원들이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도 있다"고 했다.

현재 법무부 장관 자리는 정성호 전 장관이 지난달 24일 물러난 뒤 한 달 가까이 비어 있다. 이진수 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공소청 직제를 확정하고 초대 검찰총장 제청 등 장관이 내려야 할 결정사항이 밀려 있다. 적임자를 빠르게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차기 장관의 우선 과제는 새 형사사법체계를 안착시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소속 중대범죄수사청과의 업무 조율, 하위 법령 정비, 검사 인사와 사건 인수인계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 여권에서 법조인 출신 현역 의원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검사 출신으로는 박균택·이건태 의원이 여러 곳에서 회자된다. 두 사람은 지난달 정성호 전 장관 사퇴 직후에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 바 있다. 박 의원은 광주고검장을 지낸 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수사와 검사 사칭 사건에서 변호인을 맡았다. 이 의원 역시 이 대통령 사건 변호인으로 활동했고 지난 2월에는 공소 취소를 위한 의원 모임 결성을 주도했다.

다만 변호인 이력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 사건을 직접 변호한 인사가 법무부를 맡을 경우 야당이 공정성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김 전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으로 낙마한 직후여서 검증 부담은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검사 출신이면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해온 백혜련 의원 역시 이름이 오르내린다.

비(非)검찰 출신으로는 박주민 의원이 거론된다. 변호사 출신으로 법사위에서 검찰개혁 입법 논의에 관여해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도 언급되지만 함께 거론되는 다른 인물들에 비하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인선 시기와 관련, 적어도 다음달 공소청 출범 전에 새 장관이 취임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대다수다. 이달 말 국정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이어지는 데다 청문회 일정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2기 내각 후보자 지명 이후 청와대가 큰 홍역을 치른 만큼 차기 인선 과정에서는 인사검증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