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가 대미투자 1호 사업을 텍사스 가스발전 사업으로 확정한 가운데 2·3호 사업으로 추진되는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을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미국 측이 요구하는 안이 상업적 합리성에서 벗어난다고 보고 있어 예정된 MOU(양해각서) 체결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3선·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산업통상부의 대미투자 관련 비공개 보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주된 안건은 텍사스 화력발전소"라며 "원전 프레임워크 그리고 알래스카 개발 관련해서는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을 들었다. 앞으로 대미 협상 과정에서 국익에 맞는 협상을 하기를 당부드렸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를 확정했다. 산업부는 2호 사업으로 미국 내 원전 프로젝트를, 3호 사업으로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엔시날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223억달러(약 30조원) 규모로 거론된다. 정부는 이 사업에서 20년간 약 430억~450억달러(약 58조~61조원)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원전 건설 프로젝트와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은 한미가 아직 협의 중인 사안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은 원전 프로젝트를 두고 "정부가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율을 확정된 수치가 아닌 5~10% 범위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15% 이상을 확보해야 이사회 진입과 수익성 보장 등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미국은 한국 지분율을 7% 안팎으로 못 박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알래스카 LNG 개발을 상업적 합리성이 부족한 사업으로 보고 있다. 이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에서 남부까지 약 1300㎞ 가스관을 깔고 수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가스관이 지나는 지역이 영구동토층이어서 공사비 부담이 크고 운송·인건비 등을 반영하면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알래스카 주정부 보조금이나 미국 정부 지원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미투자와 관련해 "우리는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고 밝혔다. 한미는 2·3호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막바지 추가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협상이 길어지면 23일로 예정됐던 MOU 체결 일정도 늦춰질 수 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아직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미가 합의한 전략적 투자 2000억달러(약 272조원) 한도가 지켜질지도 관건이다. 정부는 국회 비공개 보고에서 대미투자가 연 200억달러(약 27조원) 한도를 넘어가면 추가로 투자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미국 측은 인건비 등을 이유로 2000억달러 이상의 대미 전략투자를 요구한 바 있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원전 개발은 알래스카(LNG 프로젝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라며 "알래스카가 제일 걱정이다. 사업성이 없어 기존의 사업자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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