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한미가 지난해 합의한 대미 전략투자 사업의 윤곽이 드러났다. 정부는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을 1호 프로젝트로 확정했고, 미국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2·3호 프로젝트로 추진할 계획이다.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지 사업 수익을 담보로 자금을 현지 조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3일 정치권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와 재정경제부는 전날 국회 비공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미투자 협상 세부 내용과 추진 경과를 보고했다.



엔시날 프로젝트는 6.3GW(기가와트) 규모 발전설비를 지어 인근 데이터센터 등에 전력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1.4GW 가스터빈 설비를 먼저 짓고 수요와 사업성을 확인한 뒤 4.9GW 복합화력 설비를 더하는 단계적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223억달러(약 31조원)로 정부는 현재 조건이면 20년간 최대 454억달러(약 61조원)를 회수할 수 있다고 본다.

2호 원전 사업은 약 1200억달러(약 162조원) 규모 프레임워크를 두고 추가 협의가 진행 중이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와 한국형 APR1400 2기로 짓는 방안이 논의되지만 건설 순서와 한국 기업 참여 범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확보는 5~10% 수준에서 협상하고 있다.

3호 알래스카 LNG 사업은 추진 여부와 투자 조건에 대한 협의가 남아있다. 알래스카 북부에서 남부까지 약 1300㎞ 가스관을 깔고 수출 인프라를 갖추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약 440억달러가 거론된다. 영구동토층을 지나는 가스관 건설 부담 속에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다.



손익은 전체 사업을 통합 관리하는 우산형 SPV(특수목적법인)가 배분한다. 일부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도 다른 프로젝트 이익과 합산해 한국의 원금 회수를 뒷받침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자금 구조를 바꿔 위험을 더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연간 200억달러(약 27조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120억달러(약 16조원)는 한국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 자산을, 70억달러(약 9조원)는 정부 보증 기금채를 활용하고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5억~10억달러를 추가로 확보한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120억달러를 우리가 보유한 외화 자산으로 전부 조달하지 말고 현지에서 사업 수익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사업이 어려워져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담보물만 제공하면 돼 한국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