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각) 뉴욕 한 호텔에서 유엔(UN) 총회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청해부대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군사적 기여 방안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전쟁에 관여 또는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미국과 이란의 종전 이후 파병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종전 이후에 파병하더라도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과 이란혁명수비대(IRGC) 등의 위협이 이어질 수 있어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청해부대가 (아덴만에) 파견돼 (있지만) 이를 강화하는 부분을 우리가 검토·고심하고 있다는 점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2020년 1월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을 계기로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한 것과 같은 방식이 거론된다.



후티 반군이나 혁명수비대 등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비례)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요즘은 종전을 해도 깔끔하게 (끝나지) 않는다"며 "이란이 이란혁명수비대를 완벽하게 통제가 가능한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했다.

청해부대가 전투함을 운용하는 부대라는 점에서 이란 측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청해부대는 전투부대"라며 "전투함을 보내는 것은 군수지원함을 보내는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청해부대는) 4500톤급 구축함을 갖추고 있는데 이란의 드론을 방어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0년처럼 작전 지역을 확대하는 형태로 지원을 한다면 국회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2020년 당시 정부는 2019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청해부대 파병 연장 동의안의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 포함' 조항을 근거로 별도의 국회 동의 없이 작전 지역을 넓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청해부대 파병이라는 말은 청해부대 구축함 1척과 부대원을 투입하겠다는 의미"라며 "현재 아덴만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의 임무는 상선 보호인데 대통령이 말씀하신 청해부대 파병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을 보호하는 임무"라고 밝혔다.



유성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은 "미국의 압박이 커지고 상선을 보호한다는 명분이 맞아 청해부대를 꺼낸 것 같다"며 "(다만) 청해부대를 보내면 빌미가 돼 이란에 있는 우리 대사관이나 국민들이 후티 반군에 의해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청해부대 파병 이야기는 미국에겐 좋을 수 있는데 이란은 도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