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당국이 육군 25사단 관할 비무장지대(DMZ) 폭발 사고의 원인이 우리 군이 아닌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는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놨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차 감정에서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고 우리 군 지뢰에서 나오는 철제 파편이 발견되지 않아 사실상 북한군 지뢰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은 지뢰가 유실된 것인지, 북한군이 고의로 매설한 것인지에 따라 대응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 합동현장조사 태스크포스(TF)장인 권대원 합참 차장(육군 중장)은 28일 오후 8시30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중간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북한군 목함지뢰 형태와 유사한 갈색의 수지 반보병 지뢰로 추정된다"며 "이번 지뢰 폭발 원인은 북한군의 지뢰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합참이 북한군 지뢰로 보는 근거는 크게 세 가지다. ▲국과수 감정에서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고 ▲우리 군 지뢰의 특징인 철제 파편이 나오지 않았으며 ▲폭발 지점에서 1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미폭발 지뢰의 모양이 북한군 수지 반보병 지뢰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폭발 흔적과 장병들의 부상 양상이 우리 군 지뢰가 터졌을 때와 다르다는 점도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지난 21일 오전 10시51분쯤 군사분계선(MDL) 남쪽 약 10m 지점에서 발생했다. 군이 북한군의 최근 지뢰 매설 흔적으로 보고 있는 지형 변화 지역과는 약 10m 떨어진 곳이다. 당시 우리 군은 유엔군사령부(유엔사)의 요청에 따라 MDL 이남 북한군 지뢰 매설 의심 지역을 조사하기 위해 DMZ 내 새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다. MDL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해 철수하던 중 공병 요원이 발을 딛는 순간 1차 폭발이 일어났고 수색대대장이 쓰러진 공병 요원을 구하려고 다가가다 2차 폭발이 났다. 두 폭발의 간격은 약 1분이다.
합참은 부상 장병들의 장구류 등 10종에 대한 폭약 성분 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했고 이날 오후 4시4분 1차 감정 결과를 받았다. 방탄헬멧과 방탄조끼 등 3개 품목에서 TNT 성분과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으나 철제 파편은 나오지 않았다.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육군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주 장약이 TNT인 우리 군 지뢰는 터질 때 철제 파편이 대량으로 생기고 살상 반경도 20m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폭발은 TNT가 쓰였지만 철제 파편 없이 갈색 이물질만 남았고 살상 반경도 상대적으로 작아 아군 지뢰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군은 사고 당시 작전 병력이 발견한 미폭발 지뢰를 북한군 목함지뢰와 형태가 비슷한 '갈색 수지 반보병 지뢰'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종류와 출처는 최종 현장 조사에서 가려진다. 우리 군과 유엔사 관계자 등 40여명으로 꾸려진 조사단은 이날 현장에 들어가 2차 폭발 지점 2m 앞까지 접근했다. 군은 이른 시일 안에 현장 조사를 마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합참은 최종 결과가 나온 뒤 대응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권 차장은 "최종 조사 결과 피해 원인이 북한군 지뢰로 판정된다면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우리 군은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양 부장도 "합참은 군사적으로, 국방부에서는 정책적으로 필요한 모든 옵션들을 올려놓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부장은 지뢰가 매설된 것인지, 유실된 것인지에 따라 조치가 달라지느냐는 질문에 "최종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며 "전반적인 지형, 북한의 지형 변화와 거리 등을 종합 검토해 대응 방안과 조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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