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모습./사진=뉴스1


최근 금융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자 금융당국이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한 달간 특별대응에 나선다. 유출된 이름이나 주소, 소득·대출정보 등을 활용한 '맞춤형 대출 사기'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6일 최근 금융권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금융사기 피해 우려와 관련해 금융소비자 대상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최근 사고에서 비밀번호나 일회용 비밀번호(OTP) 등 금융거래에 직접 필요한 정보가 유출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기범이 유출된 개인정보를 다른 정보와 결합해 피해자에게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성명이나 주소지뿐 아니라 소득, 대출한도 등 금융정보를 정확히 언급하면서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저금리 대출이나 대환대출을 권유할 수 있다고 당국은 경고했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 고객에게 금리 우대나 특별대출, 피해보상을 해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한 뒤 인터넷주소(URL) 클릭을 유도하는 수법도 예상된다.

기존 대출을 먼저 갚아야 저금리 대환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특정 계좌로 돈을 보내도록 하거나 신용점수 상향, 거래실적 확보, 보증료 등의 명목으로 선입금을 요구하는 것도 대표적인 사기 수법이다. 대출 신청서 작성이나 보안점검을 이유로 원격제어 앱이나 악성 앱 설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나 금융당국이 전화나 문자로 비밀번호와 인증번호를 요구하거나 피해보상·계좌보호를 이유로 자금 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출 과정에서 선입금이나 앱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도 없다.

금융당국은 이날부터 한 달간을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 특별대응기간'으로 지정했다. 필요할 경우 기간을 연장한다. 금융회사에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고객을 위한 전담 상담창구를 운영하도록 했다. 정보 유출 고객에게 금융거래 안심차단서비스 가입을 개별적으로 안내하고 피해 신고가 접수되거나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금융당국과 다른 금융회사에 즉시 공유하도록 했다.

유출 개인정보를 활용한 이상거래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해당 고객 명의의 비대면 대출이나 계좌 개설, 고액 이체 등 고위험 거래에 대한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모니터링과 추가 본인확인을 강화하도록 했다.

금융회사·통신사·수사기관이 참여하는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 'ASAP'도 활용한다. ASAP은 지난해 10월 출범 이후 올해 8월까지 의심정보 약 50만건을 공유해 의심계좌 7666개를 지급정지하고 약 699억4000만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명의도용에 따른 대출이나 계좌 개설이 우려되는 소비자는 '금융거래 안심차단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면 신용대출과 카드론 등 여신거래뿐 아니라 비대면 계좌 개설과 오픈뱅킹 이용도 차단할 수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가입자는 중복 가입을 포함해 약 700만명이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의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본인 정보를 등록하는 방법도 있다. 등록 정보가 금융회사에 실시간으로 공유돼 본인 명의의 신규 계좌 개설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이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이번 금융회사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보이스피싱 등으로 고객 자금이 실제 유출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향후 실제 피해가 확인되면 소비자경보를 '주의'에서 '경고'로 격상하고 추가 대응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