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축 공사가 진행 중이라 공장이 좀 어수선하죠? 인근 부지까지 사들이며 공장을 확장하고 생산 라인을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K뷰티 수출이 급증하면서 주문이 몰려 증설된 라인마저 풀가동 중입니다.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찾은 경기 평택 코스맥스 1공장. K뷰티 열풍의 비결을 찾고자 현장을 방문한 기자에게 코스맥스 관계자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K뷰티의 성장세를 실감할 수 있는 풍경이 펼쳐졌다. 곳곳에 쌓인 건축 자재와 부지런히 오가는 대형 트럭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9년 준공된 평택1공장은 올해 605억원을 투입해 증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K뷰티는 3.0세대를 맞고 있다. 한국 화장품 수출은 연이어 매출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화장품 수출액은 역대 최대인 111억3900만달러(약 15조59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31.2% 증가했다.
그 중심에는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이 있다. 세계 1위 코스맥스를 방문해 판교 연구소부터 평택 1·2공장까지 화장품이 탄생해 완제품으로 출고되는 과정을 직접 살펴봤다. 코스맥스는 단순 생산만 담당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달리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맡는 ODM 기업이다. 판교 연구소에서 신제품 제형을 개발하고 평택 공장에서 이를 양산해 고객사에 공급한다.

화장품의 출발점은 경기 성남시 판교 코스맥스 R&I센터다. 본사 F동 1층 전시 공간에 들어서자 코스맥스가 개발한 다양한 화장품 기술과 제형들이 눈길을 끌었다. 브랜드명보다 그 안에 담긴 기술이 주인공인 공간이었다.
기술 개발만큼 중요한 것은 이를 빠르게 신제품으로 구현하는 능력이다. 강승현 코스맥스 R&I유닛 연구원장은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연간 신제품 개발 건수와 개발 속도"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연간 약 8000개의 신제품과 600개의 신규 처방을 개발한다. 연구개발비는 2022년 742억원에서 지난해 1367억원으로 3년 새 84.2% 증가했다. 국내외 연구인력은 1100여명이다.

9층 글로벌 이노베이션 라이브러리는 고객사들이 코스맥스의 기술을 제품 개발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선반마다 빼곡히 들어찬 샘플 용기가 눈길을 끌었다. 얼핏 비슷해 보이는 용기들은 하나하나 다른 연구 결과물이었다.
연구소 내부는 실험 공간과 사무 공간이 일렬로 이어져 있었다. 연구경영3팀 김지우 사원은 "책상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험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실에서 개발한 제형은 평택공장에서 제품으로 완성된다. 스킨케어를 주력 생산하는 평택1공장에서는 원료를 검사하고 계량한 뒤 배합해 내용물을 만든다. 커다란 제조 탱크가 아래층까지 이어진 모습을 보고서야 설비의 규모가 실감 났다. 완성된 내용물은 충진과 포장 공정을 거쳐 출고된다.
평택2공장에서는 색조화장품과 하이드로겔 마스크를 생산한다. 곳곳에서 로봇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역동적인 곳은 립글로스·틴트 충진라인과 포장라인이었다. 로봇팔이 여러 개의 뚜껑을 한꺼번에 집어 용기에 꽂으면 다음 공정에서 뚜껑이 도르르 돌아가며 잠긴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한 완제품은 로봇이 반듯하게 접은 종이 상자 안으로 쏙 들어갔다. 기계들이 손발을 맞추듯 움직이는 모습에 시선을 빼앗겼다.

하이드로겔 마스크 라인은 최근 증설을 마쳤다. 새 라인에서는 작업자들이 쉴 새 없이 손을 놀리고 있었다. 우용호 코스맥스 평택2공장 비티아이품질팀 파트장은 "올해 상반기보다 라인이 늘었는데도 풀가동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눈길을 끈 건 불량품 선별 장치였다. 기준에 맞지 않는 제품은 컨베이어벨트 아래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그 장면을 촬영하려고 카메라를 들고 기다렸지만 좀처럼 불량품이 나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다 "거의 안 떨어지네요"라고 하니 우 파트장은 "불량이어야 떨어지는 거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안 떨어질수록 좋은 거죠"라며 미소를 보였다.
현장 관계자들이 꼽은 글로벌 1위 ODM의 경쟁력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10년 전 기초화장품은 최소 1만개, 색조화장품은 10만개를 주문해야 했는데 현재는 각각 5000개와 3000개부터 생산할 수 있다. 인디브랜드가 소액의 초기 자본으로 글로벌 기업 수준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코스맥스 국내 법인의 월평균 생산량은 2021년 2743만개에서 올해 1~7월 6792만개로 약 2.5배 증가했다. 글로벌 연간 생산능력은 지난해 약 35억개에서 올해 40억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해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 화장품 수출국에 올랐다. 평택1공장의 증축 공사는 늘어나는 K뷰티 물량을 감당하려는 코스맥스의 대답이다.


![[시대포럼] AI 대전환의 시대, AI 풀스택 대한민국의 도약 - 개회식](https://i.ytimg.com/vi/5l4NzjvAhlw/maxresdefault.jpg?width=1920&quality=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