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이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이 본격적인 속도전에 들어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광주 군공항 부지를 처음 찾아 사업 여건을 직접 점검한 뒤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더라도 공장 건설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를 공식화한 이후 사업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9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광주 군공항 일대를 방문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통합시 관계자들도 현장 점검에 동행했다.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육성 계획 발표 이후 최 회장이 해당 부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회장은 군공항 부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공군 관제탑 시설에서 주변 입지와 개발 여건을 살펴봤다. 현장에서는 반도체 산단 조성에 필요한 부지 확보와 전력·용수 공급 방안, 기업 지원 대책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눈으로 보는 것이 중요해 직접 확인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수요가 상당히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어느 정도 속도로 지을 수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착공 시점과 관련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만 국가 차원의 용수·전력 공급 계획과 공장 건설 일정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며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공사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용수와 전력이 늦어지더라도 타이밍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면 먼저 하겠다. 비용을 아끼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미 SK하이닉스와 SK에코플랜트 관계자들이 수차례 현장을 방문하며 사전 검토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시와 부지, 전력, 용수 등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놓고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통합시는 반도체산업지원실을 중심으로 기반시설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단 조성에 필요한 부지와 전력망, 용수 공급 체계뿐 아니라 정주 여건과 교통 인프라 확충 방안을 함께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광주를 포함한 서남권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공장 4기를 건설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후공정이 아닌 웨이퍼 생산 등 핵심 전공정을 수행하는 생산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단은 광주 군공항 부지 일원 약 826만㎡ 규모로 조성된다. 정부와 업계는 이곳을 경기 용인에 이은 국내 두 번째 대규모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첫 양산 목표 시점은 2030년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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