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조선업계의 인공지능(AI) 자동화가 중소 협력사와 기자재업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추진됐던 자동화 기술이 조선업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생산공정의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인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는 최근 전남 목포에서 '조선 M.AX(조선업 AI 전환) 얼라이언스 전략회의'를 열고 목포·영암, 거제·부산, 군산 등 3개 권역의 AI 전환사업을 발표했다. 핵심은 지역별 생산공정의 병목을 줄이고 대형 조선사의 기술을 협력사까지 확산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1조4060억원으로 정부가 4060억원, 민간이 1조원을 투자한다.
조선업은 선박 한 척을 건조하는 데 수많은 블록과 기자재가 필요하다. 대형 조선소의 작업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협력사의 부품 공급과 조립이 뒤따르지 못하면 건조기간과 비용을 줄이기가 어렵다. 이번 투자가 조선업 공급망에 집중된 배경이다.
중국 조선업계의 추격도 자동화의 필요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기술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에 대비해 생산효율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인력 부족과 작업현장의 안전 문제도 자동화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이번 AX 사업은 성격에 따라 규모도 다르다. 개별 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연결된 생산공정의 효율을 끌어올리려는 접근이다. 목포·영암에는 5960억원을 투입한다. HD현대삼호를 중심으로 AI 블록 조립공장과 자율 물류·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검증한 기술을 대불산단 협력사 9곳에 확산한다. HD현대삼호와 대아산업은 대불자유무역지역에 4000억원 규모의 AI 자율운영조선소 등대공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거제·부산에는 5000억원을 배정했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설계정보를 표준화해 기자재업체와 공유하고 이를 생산설비 자동화에 활용한다. 배관 제작의 절단·굽힘·용접과 배전 부문의 배선·조립 등 수작업 공정을 줄여 납기와 품질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군산에는 3100억원을 투입하는데 소조립 공정 자동화와 5G 데이터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 중소기업에 기술을 보급하게 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행사에서 "그간 노동력에 의존해온 조선업의 M.AX는 그 어느 산업보다 쉽지 않은 도전과제"라며 "조선 M.AX 3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빠르게 추진해 중소조선·기자재사에 있어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를 조선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겠다"고 했다.
관건은 투자 대비 경제성이다. 조선업 특성상 선종과 발주 조건에 따라 공정이 달라지는 만큼 모든 작업을 같은 방식으로 자동화하기 어렵다. 대형 조선사에서 검증한 기술이라도 중소 협력사의 생산물량과 작업 환경에 맞지 않으면 투자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협력사들이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야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자동화 확산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는 여러 협력사와 기자재업체에서 제품을 받아 선박을 만들기 때문에 조선소 외에 관련 업체들도 같이 자동화를 해야 효율이 훨씬 높아진다"며 "선박은 워낙 크기 때문에 자동화에 한계가 있지만 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 조선사들도 자동화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협력사와 기자재업체까지 단기간에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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