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는 인력난을 겪는 거제 조선업의 주요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거제시는 “외국인노동자와 지역 주민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사진=거제시


조선도시 거제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는 옥포와 삼성중공업 사업장이 있는 장평을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늘면서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골목과 일상에서도 이들과 마주치는 일이 흔해졌다.

옥포는 한때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펍과 음식점이 골목마다 들어서면서 옥포와 이태원을 합친 '옥태원'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등록 외국인은 1만7005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는 1만392명으로 전체 외국인의 61%를 차지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네팔, 우즈베키스탄, 스리랑카 등 국적도 다양하다.

시민들은 밤거리를 모여 다니는 외국인들을 보고 놀라기도 하지만 외국인들 역시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거리를 혼자 다니기보다 여럿이 함께 움직이는 편이 불안하지 않고 편하다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노동자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거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글로벌봉사단의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한 러시아 노동자 아크메트(29) 씨는 외국인 동료들과 거리를 청소하며 지역사회에 소속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거제의 진짜 주민이 된 것 같았다"며 앞으로도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8월 집중호우 때는 러시아 노동자 박토바르(37) 씨가 도로 배수구가 막혀 물이 차오르자 자비로 장비를 구입해 배수구를 정비했다.

이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박토바르 씨는 거제를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한다며 이곳에 정착해 지역사회에 기여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에서 일하는 스리랑카 노동자 위두란가(44) 씨는 지난달 장평동 주민 자율방범대원들과 함께 지역 순찰에 나섰다. 그는 지역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활동이 외국인들의 한국 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는 작업장의 안전도 중요한 문제다. 지난여름 폭염 속에서 배관 용접 작업을 이어간 베트남 노동자 츠엉반화(38) 씨는 사고 없이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고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이 노동자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였다고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외국인노동자는 인력난을 겪는 거제 조선업의 주요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 이들이 지역에서 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과제가 되고 있다.

거제시는 "외국인 노동자와 지역 주민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