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산그룹 방산 계열사 덕산넵코어스의 주가가 코스닥 상장 보름여 만에 공모가(1만4600원)보다 37.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 하락률(7.1%)의 5배가 넘는다. 회사는 신주 발행으로 438억원을 손에 쥐었고, 공모 투자자들은 평가손실을 떠안았다. 강화된 중복상장 심사를 통과하며 내건 일반주주 보호 약속의 실효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덕산넵코어스는 지난 16일 정규시장에서 9130원에 마감했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30일 종가와 비교하면 낙폭은 49.2%로 코스닥지수 하락률의 7배에 이른다. 모회사 덕산하이메탈도 자회사 상장일부터 11.4% 떨어졌다. 이수훈 덕산그룹 회장이 추진한 이번 상장은 지난 7월 강화된 중복상장 심사 기준에 따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첫 사례 중 하나다. 덕산하이메탈 이사회는 앞서 자회사 상장이 일반주주 권익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두 회사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상장 당시부터 제기됐다. 대표주관사 대신증권은 퍼스텍·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수익비율(PER) 54.73배가 포함되면서 비교기업 평균은 32.57배로 올라갔다. 이 회사를 빼면 평균은 21.49배에 그친다. 항법·항재밍 장치 전문기업과 대형 방산기업은 사업 규모와 수주 구조가 다르다. 투자설명서도 비교기업 선정의 한계를 적시했지만 공모가는 희망 범위(1만2400~1만4600원) 최상단에서 확정됐다. 기관 경쟁률은 868.64대 1이었지만 의무보유를 확약한 물량은 신청수량의 4.05%에 그쳤다. 가격은 높게 써내면서도 장기 보유를 약속한 기관은 드물었다.
기업가치 산정의 기준도 실적이 아닌 전망이었다. 평가에는 지난해 순이익(36억6800만원)의 4.4배인 2028년 추정 순이익 161억5900만원이 활용됐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에도 42.5% 줄었다. 회사는 마진이 낮은 개발 단계 사업 비중이 일시적으로 늘었고 수익성이 높은 본양산 납품이 11~12월에 몰린다고 설명했다.
덕산넵코어스 관계자는 "향후 매출을 견인할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탐색기의 양산이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중고도 무인기 데이터링크는 이미 양산에 착수했고 소형무인기 대응체계와 K2 전차 적용 제품도 매출 확대 요인"이라고 말했다. 회사 설명대로라도 연간 영업이익 전망 46억3900만원을 채우려면 하반기에만 상반기의 5배가 넘는 38억8900만원을 벌어야 한다.
주가 하락을 막을 장치는 처음부터 없었다. 이번 공모에는 환매청구권도, 주관사가 공모가 아래에서 주식을 사들일 수 있는 초과배정옵션도 없었다.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은 40.11%에 달했다. 공모 물량 300만주 기준 평가손실은 164억원이 넘는다.
덕산하이메탈이 내건 대표 보호책은 덕산넵코어스 주식 15만주(공모주의 5%) 현물배당이다. 그나마 대상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뺀 덕산하이메탈 일반주주다. 덕산넵코어스 공모주주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 배당은 길게는 1년 반 뒤에야 이뤄진다. 전부 배당해도 덕산하이메탈 지분은 51.08%에서 50.29%로 낮아질 뿐 지배력은 그대로다.
경영 독립성 확약에도 시한이 붙었다. 덕산그룹 계열사 임원의 이사회 참여 제한은 상장 후 3년까지다. 이후에는 회사 사정에 따라 다시 참여할 수 있다. 창업주 이준호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 회장은 2021년 덕산하이메탈을 통해 덕산넵코어스를 인수했고, 2023년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대표이사도 직접 맡았다. 투자설명서에도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명시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 등은 3년간 장기 의무보유를 확약해 경영권과 지배구조는 매우 안정적"이라며 "하반기 양산 매출 실적, 방산보안을 준수하며 주요 사업의 성과 공유, 우주 및 수출 진행 상황 등을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는 실적 중심의 IR을 통해 본원적 기업 가치를 증명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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