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이 얼마나 발전하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이 어떻게 존재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사용되도록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우리의 지혜다."
3년간의 경업금지 기간 뒤 국내 활동을 재개한 이수만 A2O엔터테인먼트 키 프로듀서가 AI 시대 K컬처의 경쟁력을 좌우할 요소로 '인간의 지혜'를 꼽았다. 오는 21일 시대포럼 'K컬처X 테크: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 기조연설을 앞두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인터뷰에서다.
50여 년 전 통기타를 들고 '행복'을 노래하던 가수는 인기 MC를 거쳐 K팝을 이끄는 프로듀서로 활약하고 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대학원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한 그는 스스로를 "음악인이자 IT맨"이라 부른다. 1995년 SM엔터테인먼트를 세워 H.O.T.부터 에스파까지 길러냈고, 캐스팅과 트레이닝, 프로듀싱, 해외 진출을 하나로 묶어 K팝 제작 시스템의 틀을 만들었다. 지난해 5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240여 개국에 공개한 다큐멘터리 '이수만: 킹 오브 K팝'의 팅 푸 감독은 그를 스티브 잡스에 빗댔다.
2023년 SM을 떠나 A2O를 세운 그의 문화와 기술을 연결하는 컬처테크놀로지(CT)도 AI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이 프로듀서는 "CT는 단순히 문화에 기술을 더하는 게 아니라 새 기술을 문화와 연결해 이전에 없던 콘텐츠와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AI로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을 미리 시도하고 검증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험은 이미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3일 데뷔한 A2O 소울(SOUL)과 A2O 라이트(LITE)의 뮤직 비디오는 촬영 뒤에도 원하는 시점에서 다시 볼 수 있는 4DGS 기술로 찍었다. 곧 AI 아티스트도 선보인다. 그는 "지금이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지혜가 필요하고 중요한 때"라며 "우리는 기술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K컬처의 성장 가능성은 다른 산업과의 연결에서 찾았다. 이 프로듀서는 "K팝을 좋아하면서 한국의 패션과 뷰티를 경험하고 음식을 먹고 한국을 방문한다. 여기에 AI, 확장현실(XR), 로봇 같은 기술까지 연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 '프로듀서의 나라'를 제시하면서 이를 이끌 인재와 제도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세계의 아티스트와 프로듀서가 한국에 와서 배우고 활동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프로듀서를 전문적인 창작자이자 산업의 핵심 인재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30년 뒤에도 K컬처가 사랑받기 위한 원칙으로는 "과거의 성공 방식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무엇이 다른지를 질문해야 한다"며 "새롭고 다르면서도 사람들이 좋다고 느끼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 그게 다음 세대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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