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가 '식물원김밥'과 협업해 출시한 날치알묵은지김밥과 명란통계란김밥./GS25


유명 맛집을 소비자 앞에 데려오는 일은 그동안 백화점의 주요 경쟁력이었다. 이제는 편의점이 그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백화점이 맛집을 매장에 들여 고객을 불러모았다면 편의점은 맛집 메뉴를 상품으로 만들어 전국 점포에 깐다. 맛집을 만나는 유통망과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백화점은 식품관을 집객의 주요 요소로 보고 지역 유명 맛집과 인기 디저트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유치해왔다. 소비자가 맛집을 찾아 백화점을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편의점은 매장에 맛집을 들이는 대신 대표 메뉴를 상품화해 전국 유통망에 공급한다. 유명 맛집은 별도 점포를 열지 않고도 판매 지역을 넓힐 수 있고, 편의점은 이미 인지도를 확보한 메뉴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GS25는 이달 SNS에서 화제를 모은 '식물원김밥'과 협업해 명란통계란김밥과 날치알묵은지김밥을 출시했다. 날치알묵은지김밥은 정식 출시 일주일 만에 10만개가 팔렸다. 사전예약 물량 500개는 1시간 만에 모두 판매됐고 명란통계란김밥도 준비한 500개가 10분 만에 동났다. 특정 맛집에서만 볼 수 있던 메뉴를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 지역을 넓힌 사례다.

앞서 CU가 지난 4월 출시한 '깨먹는 하트 생크림빵'은 디저트 브랜드 하트티라미수의 제안으로 탄생했다. 백화점에도 입점한 하트티라미수가 SNS를 통해 CU에 협업 의사를 밝히면서 상품 개발이 시작됐다. CU는 하트티라미수의 콘셉트를 연세우유 생크림빵에 접목했고, 출시 3개월 만에 110만개를 판매했다. 백화점 매장을 찾지 않아도 전국 CU 점포에서 해당 브랜드의 특징을 살린 디저트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편의점 기획 상품은 지역 맛집을 전국에 알리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8월 충북 청주의 유명 맛집 '입이 즐거운 그 만두'와 손잡고 '미친만두'의 매운맛을 활용한 간편식 5종을 출시했다. 만두소와 소스를 삼각김밥과 줄김밥 등으로 재구성했다. 상품 개발에는 약 7개월이 걸렸다.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맛집의 메뉴를 전국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 상품으로 바꾼 것이다.



이 과정에서 편의점의 상품 개발 역량과 전국 점포망이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업계에서는 SNS에서 인기를 얻은 메뉴를 빠르면 2주 만에 상품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맛집 고유의 맛을 대량생산에 맞게 구현하는 과정에 따라 개발 기간은 달라진다.

판선영 GS25 FF팀 매니저는 "편의점 먹거리가 간편함과 가성비를 넘어 유명 맛집과의 협업을 통해 미식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편의점은 차별화 먹거리를 선보이는 동시에 지역 맛집은 전국 맛집으로 성장하는 상호 시너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