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 무신사 부사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홀에서 'K컬처 X 테크 : 지속 가능한 성장의길'을 주제로 열린 시대포럼에서 'K컬처가 연 K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조현호 기자


"한국보다 40~50배 큰 시장이 있고, K컬처가 메인스트림이 되면서 시장 반응과 기회가 달라진 최적의 타이밍이 왔다."

이승진 무신사 부사장 겸 최고홍보책임자(CPRO)는 21일 서울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벤션에서 열린 시대포럼 'K컬처×테크: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내 중소 패션 브랜드가 해외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K패션 글로벌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K컬처가 연 K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발표한 그는 중소 브랜드와 함께 성장해온 무신사의 경험을 소개했다. 무신사와 함께 성장한 국내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수요가 커졌고, 이들이 "좋은 제품만 만들면 한 클릭으로 내 상품을 글로벌 고객에게 팔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무신사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무신사는 2009년 쇼핑 기능을 도입한 뒤 국내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웠다. 2017년 자체 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를 선보였고 2021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29CM를 인수했다.

이 부사장은 무신사 성장의 바탕으로 중소 브랜드를 들었다. 그는 "무신사 입점 브랜드의 80% 이상이 국내 중소 브랜드"라며 "연간 10억원 이상 판매고를 올린 브랜드 가운데 국내 중소 브랜드 비중은 무신사 77.7%, 29CM 89.4%"라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에 입점한 국내 브랜드 가운데 무신사에서 성장해 연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브랜드의 비중은 64.4%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유로모니터 자료를 들어 "한국 패션 시장은 자국 중소 브랜드 비중이 37%로 유독 높다"며 "중국은 23% 안팎이고, 소수의 패션 선진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는 10%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소 브랜드 중심의 입점 정책이 이런 구조를 만든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K컬처 열기가 일시적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해외 소비자가 찾을 한국 브랜드가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봤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로는 중소 브랜드의 자금난을 들었다. 그는 "패션업은 시즌이 시작되기 수개월 전부터 원부자재 대금과 생산 자금을 먼저 투입해야 해 늘 현금 흐름 압박에 시달린다"며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에 생산자금을 무이자로 먼저 지원하고 판매대금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이 부담을 덜어왔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누적 지원액은 5000억원을 넘는다.

지원은 브랜드가 태어나는 단계부터 시작된다. 무신사는 촬영 스튜디오와 재봉 작업실까지 갖춘 신진 디자이너용 공유오피스를 동대문 등 6곳에서 운영한다.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지분 투자는 누적 1000억원을 넘었다. 이 부사장은 "대기업 자본이 닿기 어려웠던 초기 브랜드를 지원해 한국 패션 생태계의 기반을 다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이런 생태계가 국내 일자리로 이어진다고 봤다. 그는 "글로벌 패션 기업의 국내 고용이 주로 판매·물류에 머무는 것과 달리, 국내 브랜드 생태계는 디자이너와 마케터, 생산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자리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무신사는 이 생태계를 해외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2022년 일본·미국 등 13개 지역을 대상으로 글로벌 스토어를 연 뒤 중국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일본 조조타운과 중국 티몰 등 현지 대형 플랫폼에는 K패션 전문관을 꾸렸다. 이 부사장은 이를 K컬처로 높아진 관심을 국내 브랜드의 해외 매출로 잇는 통로로 소개했다. 그는 "한국 패션의 세계화를 이뤄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강국, 부강한 대한민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무신사가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