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용산구 신흥시장에서 해방촌으로 이어지는 거리가 코카콜라로 꾸며졌다. 오래된 시장의 정취를 간직한 상점부터 개성 넘치는 식당과 술집까지, 각자의 색깔을 살린 디자인으로 단장했다. 익숙한 동네 풍경에 새로운 볼거리가 더해지면서 골목상권에 활기가 번지고 있다.
23일 오전 방문한 신흥시장과 해방촌 일대에서는 코카콜라와 지역 상인들이 함께 만들어온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신흥시장 점포 11곳과 협업해 각 가게의 개성을 살린 공간 브랜딩을 진행했다. 올해는 해방촌으로 협업 지역을 넓혔으며 참여 상점 18곳 중 15곳의 브랜딩을 마쳤다.
신흥시장에 들어서자 곳곳에 자리 잡은 코카콜라의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상점의 외관과 시장 특유의 분위기에 맞춰 꾸민 로고들이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시장 중앙에는 상인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신흥시장 사람들 with 코카콜라' 전시가 마련돼 있었다. 지난해 점포 외관을 꾸미는 데 집중했던 협업은 올해 상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전시로 이어졌다.

해방촌으로 내려가자 골목 곳곳에서 코카콜라의 흔적이 이어졌다. 익숙한 코카콜라 로고는 가게의 분위기에 맞춰 색을 바꾸거나 글씨체를 달리하며 곳곳에 스며들었다. 가게마다 간판과 유리창, 벽면에 숨겨진 코카콜라의 흔적을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디자인에는 각 가게가 지닌 개성과 점주의 이야기가 반영됐다. 채식 식당 '베제투스'에는 초록색 차양과 데크를 설치해 식당의 정체성을 살렸다. 프렌치 비스트로 '미암미암'은 1960~1970년대 프랑스의 복고풍 분위기로 꾸몄다. 붉은 외벽에는 사람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고, 차양에는 금색 장식과 코카콜라 로고가 어우러졌다.
코카콜라의 흔적은 가게 외관뿐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축구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점주가 운영하는 치킨집 '치맥라이프'에는 축구공과 함께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코카콜라가 월드컵을 기념해 선보인 한정판 제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코카콜라가 보관해온 과거 기념품을 활용해 브랜드의 역사와 점주의 취향을 한 공간에 담아냈다.

협업은 공간을 꾸미는 데 그치지 않았다. 칵테일바 '지니펍'에서는 코카콜라를 활용한 칵테일을 선보였고, 다른 식당들에서는 음식과 코카콜라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방문객에게 자연스럽게 '코크 앤 밀'(Coke & Meal) 경험을 제공하면서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골목을 걷는 동안 간판에서 마주친 코카콜라가 식탁 위의 메뉴로 이어지는 셈이다.
골목의 변화는 상인들이 체감하는 숫자로도 나타났다. 협업 이후 매출이 두 배로 늘었다는 '굿니스클럽'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방문객이 늘면서 공용화장실의 수도 요금이 이전보다 5배나 나왔다"는 상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공간 브랜딩 작업에는 해방촌에 있는 인테리어 업체들이 참여해 지역 내 협업의 의미를 더했다.
상인들은 이번 협업이 골목 전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준석 해방촌 골목형상점가 상인회장은 "해방촌은 오랜 이웃들이 함께 만들어온 동네다. 이번 코카콜라와의 협업이 우리 가게뿐 아니라 골목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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