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25일(현지 시각) 2박3일의 미국 국빈 방문을 마친 뒤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귀국 전용기에 오르며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이 중국의 대만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약 100건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 자금 지원과 허위 정보 유포, 사이버 침투 등 개입 수법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대만 당국은 다음달 28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련 증거 확보와 검찰 기소 절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3일 대만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차이밍옌 NSB 국장은 전날 입법원 외교국방위원회 출석에 앞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선거 개입 관련 사건 약 100건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이 국장은 지방선거 전까지 증거 수집과 검찰 기소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차이 국장이 밝힌 중국의 선거 개입 수법은 불법 자금 지원, 관광 접대, 저가 항공권 제공, 허위 정보 유포, 지하 도박판 개설, 사이버 침투 등 6가지다.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거나 온라인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부터 사이버 공간을 활용한 침투까지 다양한 수단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중국의 압박은 선거 개입을 넘어 대만 내 반중 인사에 대한 초국경 탄압으로도 확대되고 있다고 대만 당국은 보고 있다. 차이 국장은 과거 미행과 폭력 위협에 그쳤던 탄압 방식이 최근에는 교통사고로 위장하는 형태로까지 진화했다고 밝혔다.

대만 내 중국 측 조력 네트워크와 관련 조직폭력배나 이들과 연계된 흥신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체포된 인물들은 현장에서 지시를 수행하는 행동책이라는 게 차이 국장의 설명이다. NSB는 중국의 지시나 자금 지원을 받는 범죄집단과 현지 협력 네트워크를 와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 대만에서는 중국 지도자를 풍자한 코미디언을 겨냥한 테러 사건도 발생했다. 신베이시 지방검찰서는 지난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한 코미디언에게 교통사고로 위장한 테러를 가한 혐의로 일당 5명을 기소했다. 대만 당국은 이 사건을 비롯해 중국의 현지 조력 조직과 반중 인사 탄압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대만 정부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MAC)도 중국의 선거 개입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개입이 제도적 취약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선유중 MAC 부주임위원은 "대만이 1996년 첫 총통 직선제를 실시한 이후 중국의 선거 개입이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며 "과거 은밀하게 진행하던 '음모(陰謀)'에서 법과 제도의 허점을 파고드는 공개적 책략인 '양모(陽謀)'로 수법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