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음식문화 개막 첫날인 23일 27개 시군구 대표음식점이 모인 음식관에 일부 매장이 조기 매장을 폐쇄해 관람객들의 불편를 초래하고 있다./홍기철기자


명량대첩축제와 함께 옛 전남도의 대표 축제인 남도음식문화큰잔치가 부실한 준비로 논란에 휩싸였다.

총 16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천막 연결부로 빗물이 쏟아지고 음용시설 주변에서는 감전 등 안전 우려 마저 제기됐다.



여기에 일부 음식 부스의 조기 영업 종료와 우중 개막 축하 불꽃놀이 강행, 1억원이 넘는 시설물의 반복 설치까지 겹치면서 현장 관리와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둘러싼 비판이 나오고 있다.

24일 동행미디어 시대 취재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나주 영산강정원에서 '제31회 남도음식문화큰잔치'를 개최했다.

'남도의 맛으로 하나되는 통합특별시'를 주제로 27개 시·구·군의 대표 음식을 선보이고 다양한 식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안유성 대한민국 조리명장과 프랑스 명장 요리사협회(MCF) 소속 요리사들이 나주곰탕과 들기름비빔면, 광어묵은지초밥 등을 소개하고 정관 스님과 천상현 요리사도 사찰음식과 무안 양파 짜장면 등을 선보였다.

행사장 음식관에서는 높이가 다른 천막을 설치해 연결부로 빗물이 흘러내려 식사 공간에 비가 들이쳤다. 관람객들이 음식과 식기를 챙겨 자리를 옮기는 등 불편을 겪었다.

정수기 등 음용시설 주변에서도 빗물이 유입돼 전기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한 방문객은 "정수기가 빗물에 흠뻑 젖어 감전되면 어쩌나 걱정이 됐다"며 "전기를 사용하는 가전제품이 빗물이 떨어지는 곳에 설치된 것을 보고 안전불감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별시 관계자는 "비 예보가 있어 천막 비가림 공사를 요청했지만 업체가 추가 비용을 요구했고 예산이 소진돼 공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부 음식 부스 조기 철수와 지역토속 전통술 부재도 방문객 불편를 초래했다.

한 방문객은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음식 부스가 하나둘씩 문을 닫아 폐장 분위기여서 우리도 돌아가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방문객은 "영산강 축제와 비교해 보면 많은 예산을 투입해 놓고 행사가 허접하다는 생각이 든다. 음식도 별로고 이렇게 먹느니 그냥 시내음식점에서 먹는게 낫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별시 관계자는 "낮에 관람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바람에 음식이 소진돼 몇몇 부스가 조기 마감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음식점 부스에 설치된 정수기 주변에 빗물이 스며들어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홍기철기자


비가 내리는 가운데 축하 불꽃놀이가 진행된 점도 논란이 됐다. 특별시 관계자는 "불꽃놀이 계약이 된 이상 불꽃을 쏘지 않아도 예산은 돌려받지 못한다.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시설물 설치·철거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나주 영산강축제에서는 1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철골 구조의 TFS 텐트 전시관을 약 2주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철거한 뒤 열흘가량 지나 남도음식문화큰잔치를 위해 다시 1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몽골텐트를 설치하면서 축제 간 시설물 연계 활용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두 축제가 같은 영산강정원에서 열리는 만큼 시설물 공동 활용이나 설치 일정을 조정했다면 비용을 줄일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특별시 관계자는 "내년부터 영산강축제와 남도음식문화큰잔치 기간까지 음식관 텐트를 사용하도록 계약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통합특별시 출범을 기념해 27개 시·구·군의 음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총 16억원이 투입된 행사에서 우천 대비 미흡과 부스 운영 차질, 시설물 재사용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예산 규모에 걸맞은 운영이 이뤄졌는지 차후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남도의 맛과 문화를 알리는 대표 축제인 만큼 프로그램뿐 아니라 관람객 안전과 예산 집행의 투명성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