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수 특별감찰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특별감찰관 사무실로 출근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최길수 특별감찰관이 26일 업무를 시작하며 "정치적 중립과 업무 수행의 독립성을 끝까지 견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이 업무를 시작한 것은 2016년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물러난 뒤 10년 만이다.

최 특별감찰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사무실 앞에서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중립과 업무의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특감 제도가 유명무실해지거나 반감된다고 생각한다"며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고 우리 활동도 그런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특별감찰관은 예방적 감찰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중용'과 '대학'에 나오는 '신독(愼獨)'을 꺼내 들었다. 신독은 홀로 있을 때도 삼가며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뜻이다. 최 특별감찰관은 "감찰 대상인 고위공직자 등이 자기 스스로 성찰하고 스스로 살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견제하는 장치가 특감이라고 생각한다"며 "특별감찰관실이 두 눈 부릅뜨고 감찰 비위 대상자를 감찰하는 '판옵티콘'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옵티콘은 중앙에 감시탑이 있고 수용자들의 방이 이를 둘러싼 감옥의 형태로, 수용자들이 감시받는다는 의식에 스스로 행동을 단속하게 되는 구조다.

최 특별감찰관은 감찰 대상이 대통령 배우자·4촌 이내 친족과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으로 한정돼 최측근은 견제할 수 없다는 지적에 "감찰관법은 제정된 이래 한 번도 개정이 안 됐다. 법을 위반해서 감찰하면 저는 처벌되게 돼 있다"며 "제3자는 감찰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회가 감찰 대상을 넓히는 쪽으로 법을 고치면 "법에 따라서 하겠다"고 밝혔다.

최 특별감찰관은 특별감찰관보를 "조만간 임명하도록 하겠다"며 "지금 특별감찰관실 소속은 제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다 공모해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 참모의 비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독립기관이다. 임기는 3년이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2014년 도입됐다. 그러나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2016년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감찰 과정에서 청와대와 충돌한 뒤 사퇴하면서 자리가 비어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최 특별감찰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 대통령이 8월 24일 최 후보자를 지명한 지 두 달여 만이자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지 하루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