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말 기준 지역별 주택 미분양 현황/국토교통부


수도권 외곽과 지방 도시에서 미분양 주택 수가 감소하는 와중에도 서울은 계약자를 찾지 못한 아파트가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9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미분양 주택 수는 996채를 기록해 한 달 만에 98채(10.9%) 늘었다. 공사가 완료돼 입주가 시작된 단지의 미분양 수도 서울은 683채로 전월 대비 9채(1.3%) 증가했다.

부동산 청약시장에서 이 같은 '준공 후 미분양'은 악성 재고로 분류된다. 주택건설사업자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선 분양 후 청약자의 분양대금으로 대출금과 공사비를 상환하는 현 사업 구조에서 준공 후 미분양은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은 올 초부터 계속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각각 939채, 673채를 기록했다.

지방과 경기·인천의 미분양 주택 수는 오히려 줄었다. 9월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6만5941채로 전월 대비 4.6% 감소했고, 서울과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미분양도 1만8057채로 같은 기간 5.6% 줄었다.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는 경기·인천도 전월 대비 각각 3.6%, 1.5% 증가했다. 지방은 2.7% 감소했다.

지방 미분양 감소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지방 등은 수년 동안 미분양이 쌓이면서 공급이 위축된 영향이 기저 효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방 광역시 중에서는 9월에 분양이 집중된 울산에서만 미분양이 늘었고 부산, 대구, 대전, 전남광주 등은 줄었다.

서울 아파트 청약은 수년 전만 해도 분양가상한제로 시세 대비 수억원이 낮았다. 당첨되면 흥행 보증수표로 통했던 이유다. 이러한 공식에 균열이 일어난 건 공사비 상승에 따른 고분양가와 고금리, 대출 규제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분양한 '디에이치 신반포 에스테라'(신반포22차 재건축)를 예로 들면 전용 84㎡ 일반분양가가 약 40억원 수준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입주한 인근 메이플 자이의 경우 동일 면적 실거래가는 가장 최근인 올해 7월 33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024년부터 시행됐고 지난해부터는 고가 주택 주택담보대출 한도 규제가 추가돼, 담보인정비율(LTV)과 관계없이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25억원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 이하로만 대출이 허용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미분양 주택 수가 줄어든 것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났다기보다 그동안 침체로 인해 신규 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대출 규제로 자금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은 청약이 어려워졌고 시세 대비 너무 높은 분양가도 재테크 수단으로서 메리트를 사라지게 해 소비자들은 계약을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