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뉴시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불거졌다. 김민석 대표는 정청래 전 대표의 '내년 1월 합당론'이 당내 투쟁의 수단이 됐다고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이 당원 주권을 도외시한 것처럼 왜곡됐다며 반박했다. 합당 상대인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민주당 집안싸움에 혁신당을 끌어들이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3일 유튜브 '민주당TV'에 출연해 "(합당 요구가) 일종의 당내 투쟁 수단처럼 제기됐다"며 "갑자기 시한을 박아서 얘기하는 방식이 실제로 도움을 주진 못할 거라고 많은 분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정 전 대표 시절 합당론이 무산된 데 대해 "일방 선언식으로 된, 과정과 절차가 무시된 것 때문에 그르친 측면이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합당을 전제할 수도 없고 더구나 시기를 전제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합당 시일을 정하는 접근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마치 제가 당원 주권을 도외시한 것처럼 왜곡하는 것은 유감스럽다"며 "당내 투쟁 운운하시던데 가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합당 절차에는 반드시 당원들께 의사를 묻는 과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박시영TV' 정치수련회에서 "(합당을) 내년 1월까지 해야 된다. 마쳐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때 1~2%, 500표, 1000표 가지고 당락이 결정되는 데가 너무 많다"며 "우리 같은 편끼리 두 사람이 나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7월에 합당하면 혁신당은 들러리를 서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월은 2028년 총선 경선 일정에서 거꾸로 계산한 시점이다. 정 전 대표는 김 대표를 반박한 페이스북 글에서 권리당원이 경선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6개월간 당비를 내야 한다며 "대체로 2028년 2~3월에 경선이 시작된다고 보면 내년 7월 말까지 권리당원 입당이 완료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전 대표는 대표 시절인 올해 1월22일 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했다. 그러나 지도부와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반발에 부딪혀 19일 만인 2월10일 논의를 중단했다. 그는 8월17일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도전했지만 김 대표에게 당권을 내줬다. 합당론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민주당 5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만찬에서 합당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시 불붙었다.

당원 여론도 변수다. 김 대표는 "(지난 합당론 논란 때보다) 훨씬 더 부정적 분포가 많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도 수련회에서 "제가 합당 제안할 때보다 조국혁신당도, 민주당 당원들도 합당에 대한 찬성 여론이 좀 줄었다"고 인정했다.

정작 혁신당은 합당론과 거리를 뒀다. 신 대표는 이날 국회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결혼은 혼자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정 전 대표의 1월 합당론을 두고는 "당내 갈등에 혁신당을 소재로 이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국 전 대표를 비롯해 혁신당에서 이를 미리 안 사람은 없었다며 "식장부터 잡고 신랑·신부를 구하는가 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합당 시한을 정한 적이 없다며 "합당 그 자체가 목표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 2028년 총선에서 '민주개혁 진영 내 경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이 지켜야 할 원칙으로는 △신뢰 회복 △밀약설·색깔론·갈라치기에 대한 공식 사과 △가치와 비전의 공감을 제시했다.

정춘생 혁신당 사무총장은 이해식 민주당 의원과 9~10월 두 차례 만났지만 "그 이후에는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표가 당선 뒤 이중당적 문제 해결을 합당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며 "말은 합당을 이야기하지만 속은 합당을 원하지 않고 있구나 느꼈다"고 주장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순수하게 얘기한 것이라면 지금 (합당을) 못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며 "민주당 내분 사태와 연관돼 있어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작 민생과 관련된 지지율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내놓지 못한 채 다툼만 하고 있는 데 대한 실망감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