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라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며 국회에 조속한 처리를 호소했다.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600만명을 대상으로 소득·지역에 따라 1인당 10만~60만원을 차등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안 시정연설을 갖고 "국민이 낸 세금을 국민께서 필요로 하는 곳에 적기에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마땅한 책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위기일수록 사회적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총 26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마련했다"며 "중동 전쟁 위기로 꼭 필요한 곳에 과감히 투자하면서도 그 부담이 우리 국민과 경제에 전가되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증시·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 25조 2000억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이어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국민 여러분들이 겪는 고통과 부담을 덜어 드리겠다"며 "현재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의 원활한 운영에 필요한 재원과 환율, 유류비 변동 대응을 위해 목적예비비로 5조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600만명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지역 우대원칙에 따라 1인당 기본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겠다"며 "지원금은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과 골목상권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고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소득층 에너지바우처 수급 대상 가운데 등유, LPG(액화석유가스)를 사용하는 20만 가구에는 5만원을 추가 지원하고 농어민에게는 유가 연동 보조금, 비료와 사료 구매비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교통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K패스 환급률도 대폭 높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민생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드리기 위해 2조 8000억원 규모의 민생안정 대책을 마련했다"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는 3000억원 이상의 정책자금을 추가로 공급하고 불가피하게 폐업한 이들의 재기를 도울 수 있도록 희망리턴패키지 지원도 8000건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어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국비 4000억원을 투입하고 스타트업의 열풍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과학 중심 창업도시 구축에도 힘을 쏟겠다"며 "산업 현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 안보와 직결된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지켜내기 위해 2조6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사태에 따른 에너지 위기를 교훈으로 삼아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융자, 보조를 역대 최대인 1조 1000억원까지 확대하고 마을 주민들이 직접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와 운영에 참여하는 햇빛소득마을을 약 150개소에서 700개소까지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국민들을 향해선 "현재 조성된 위기는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와 같다"며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고 비닐봉지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질 때 위기의 터널을 안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다"며 "이번 예산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위기 앞에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한 충정으로 정부와 국회, 여야가 손을 맞잡고 나아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