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사상 처음으로 1300조원을 넘어섰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9%로 전년보다 3.0%포인트(P) 상승했다.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역시 2년 연속 100조원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국가채무는 나라가 당장 갚아야 할 빚으로, 일반 가정에 빗대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갚기로 한 돈과 비슷한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를 합친 국가채무는 130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결산(1175조원)보다 129조4000억원 증가했다. 당초 예산상 전망치(1301조9000억원)보다 2조6000억원 많은 규모다.
중앙정부 채무는 1268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7조원 늘었다. 국고채 발행 잔액이 113조5000억원 불어났고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이 16조7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국민주택채권은 3조5000억원 줄었다. 지방정부 순채무는 36조4000억원으로 1년 새 2조5000억원 늘었다. 총인구(5168만5000명)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약 2524만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수입은 637조4000억원, 총지출은 684조1000억원이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6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3조2000억원 커졌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사회보장성기금을 빼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104조2000억원 적자다. 전년(104조8000억원 적자)보다 적자 폭이 6000억원 줄었지만 2년 연속 100조원대 적자를 이어갔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다. 재정준칙 상한인 3%를 2020년부터 6년째 초과했다.
국가채무에 공무원·군인연금 등 미래에 지급해야 할 비확정부채까지 포함한 국가부채는 2771조6000억원이다.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국채 발행(139조9000억원)과 연금충당부채 증가(31조5000억원) 등으로 전년보다 185조9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12·3 비상계엄 여파 등 대내외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재정 역할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황순관 재정경제부 국고실장은 "2025년은 계엄 여파에 따른 내수 위축과 미국발 통상환경 위기 등이 닥친 해"라며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과 내수 회복을 위해 두 차례 추경 편성과 신속한 집행관리 등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일부 국가채무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성장 견인과 세입기반 확충을 위한 적극적 재정운용의 결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