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구균 예방이 강조되고 있다. 사진은 여행객으로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사진=뉴시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모든 위험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사전 대비는 분명 필요하다. 일부 질환은 발생 가능성이 작더라도 한 번의 감염이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수막구균 감염이 대표적인 사례다. 발병 자체는 드문 편이지만 치명률이 약 10~15%에 이른다. 생존하더라도 청력 저하나 신경 손상 등 일상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으로 시작돼 알아차리기 어렵고 짧은 시간 안에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한 감염병으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학교나 기숙사 등 집단생활 환경을 중심으로 수막구균 감염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소규모 집단 발생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며 기숙사 거주 학생 등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권고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청소년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특정 혈청형 감염이 증가한 사례가 나타나며 청소년 대상 예방접종 정책이 확대된 바 있다.

국내 보건당국도 최근 수막구균 감염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 열리는 이슬람 성지순례(하지·움라) 기간 동안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히며 하지 시즌(통상 6~7월 전후)을 전후해 해외 유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국가 방문자나 순례 참가자에 대해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며 해외 유입을 통한 국내 발생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기숙사 등 집단생활 환경에 놓인 경우 사전 대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처럼 특정 행사와 시기, 대상군을 중심으로 예방 필요성을 보다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안내가 강화되는 추세다.


밀집된 생활 환경과 또래 간 접촉이 많은 상황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된다. 영유아는 면역 체계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태다. 청소년은 학교나 기숙사, 학원 등에서 또래와 밀접하게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감염 및 전파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해외여행과 유학, 캠프 등 다양한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아이들의 생활 반경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접촉 기회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으며 감염병 예방에 대한 인식 역시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막구균 주요 혈청형(A, C, W, Y)을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 멘쿼드피가 도입되며 예방 선택지가 확대됐다. 해당 백신은 사노피 코리아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공급하고 있다.

아이의 활동 반경이 넓어질수록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준비도 함께 확장될 필요가 있다. 발생 가능성이 작더라도 결과의 무게가 큰 질환에 대해서는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보호 방법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