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자체 선불 충전금 서비스 '무신사머니'를 키우며 결제 생태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결제에 금융 기능까지 더해 고객을 플랫폼 안에 묶어두고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쿠팡 등 대형 플랫폼 중심이던 결제·금융 경쟁이 플랫폼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무신사머니 일평균 거래액은 서비스 출시 첫 분기인 지난해 3분기 대비 약 64% 증가했다. 무신사머니 결제 점유율은 전년 대비 약 25% 성장했다.
무신사머니는 본인 명의의 계좌를 연결해 충전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선불충전형 결제 수단으로 지난해 7월 출시됐다. 패션뷰티 플랫폼 최초의 선불 충전금 서비스로 회원 등급에 따라 최대 8%를 적립해주는 등 혜택을 앞세워 이용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무신사는 결제 기능을 넘어 금융 서비스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음달 케이뱅크와 제휴한 입출금 통장과 체크카드를 선보일 예정으로, 지난 12일부터 사전예약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청 고객에게는 최소 1000원부터 최대 5만원까지 랜덤 현금 리워드를 제공한다.
이번 서비스는 무신사·무신사페이먼츠·케이뱅크가 공동 신청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사업이다. 무신사머니 이용자의 선불충전금을 케이뱅크 제휴 계좌에 환급해 관리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카드와 함께 선보인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무신사 삼성카드'는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발급 1만매를 돌파했다. 초기 발급 속도는 과거 제휴카드 출시 초기 대비 4배 이상 빠른 수준이다.
무신사의 탄탄한 젊은 고객층이 금융권이 주목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체 회원의 대부분이 10~30대로 구성된 만큼 금융사 입장에서는 고객 저변을 넓힐 수 있는 매력적인 파트너라는 평가다. 오프라인 시장 확대와 글로벌 사업 확장에 따른 성장 잠재력도 크다는 시각이다.
무신사가 결제와 금융 기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고객 락인(lock-in) 전략이 자리한다. 무신사머니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날수록 자금이 플랫폼 내부에 머무르게 되고 결제 역시 무신사 안에서 이뤄지게 된다. 상품 탐색부터 구매, 결제까지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이용 빈도와 재방문율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제 데이터를 플랫폼 안에서 직접 쌓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고객들이 자체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플랫폼은 구매 주기와 선호 브랜드, 소비 성향 등을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축적된 데이터는 맞춤형 상품 추천과 마케팅 고도화 등에 활용할 수 있어 플랫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뷰티와 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무신사가 결제에 금융 기능까지 더하며 플랫폼 생태계 고도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급 카테고리가 늘어날수록 결제 접점이 다양해지면서 자체 결제 서비스를 통한 고객 관리와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쿠팡 등 대형 플랫폼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자체 결제·금융 전략이 확산되면서 플랫폼 경쟁의 무게중심이 상품 판매에서 결제와 데이터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제 인프라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플랫폼 기업들의 금융 서비스 확대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품 경쟁력이 플랫폼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결제와 데이터 확보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플랫폼들이 자체 결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금융 기능까지 확대하는 것도 고객 락인과 데이터 확보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