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 권한의 오남용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수사 지연과 사건 암장, 피해자 보호 약화에 대한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검찰권 오남용을 막기 위해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법안인데, 수사 지연과 사건 암장, 피해자 보호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공소기각 사유에 '중대한 위법 수사'와 '현저한 소추재량권 일탈'을 새로 넣은 것을 두고도 특정 사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는 대신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과 재수사요구권, 시정조치요구권은 오히려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담당 수사관의 직무 배제나 징계를 요구하고 사건을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에 맡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원내대표회의실에서 '더 공정한 형사사법체계로!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를 열고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후속 조치 계획을 설명했다. 보고회에는 한병도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김승원 법사위 간사, 김한규 의원 등이 참석했다.

법안은 경찰이 고소·고발 사건의 송치 여부를 원칙적으로 3개월 안에 결정하고 검사는 송치·송부된 사건의 공소제기 여부를 3개월 안에 판단하도록 했다. 보완수사 요구는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이행하고 필요할 경우 한 차례에 한해 1개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수사와 공소 관련 서류와 증거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시간순으로 기록·관리하고 압수수색과 검증 전 과정도 영상으로 남기도록 했다. 피해자에게는 검사 면담 신청권과 의견·자료 제출권, 수사기록 열람·등사권,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권을 확대했다.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등에 적용되는 전건송치 제도를 스토킹과 성폭력 등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로 확대하는 개별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피해자 권익 강화 태스크포스(TF)는 김한규 의원이 단장을 맡아 관련 후속 입법과 하위법령 정비를 점검한다.

다음은 국민보고회 주요 일문일답.


사진은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가 약해지는 것 아닌가.

▶김승원 간사=이번 개정은 직접 보완수사를 없앤 것이 아니라 보완수사와 재수사를 끝까지 관리하는 체계로 바꾼 것이다. 검사는 송치된 사건의 수사가 미진하면 보완이 필요한 이유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사법경찰관은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이를 이행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1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보완수사나 재수사 결과가 미흡하면 검사는 담당 사법경찰관의 직무 배제나 징계를 요청할 수 있다.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에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직접 보완수사권은 폐지됐지만 경찰에 대한 검사의 통제는 더욱 체계적이고 실용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거나 사건을 계속 끌면 어떻게 하나.

▶김승원 간사=검사가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했는데 사법경찰관의 이행이 상당하지 않거나 미진하면 다른 수사기관이나 상급 수사관서에 사건을 맡길 수 있다. 수사 과정에서 법령 위반이나 인권침해,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있으면 검사에게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검사가 사건 송치를 명할 수 있다.

수사가 6개월 이상 지연되거나 위법·부당하게 진행되면 피해자나 고소인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검사가 이를 검토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사건을 다른 수사관서나 수사기관으로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사건을 경찰과 검찰이 서로 떠넘기는 이른바 '핑퐁 수사'가 반복될 가능성은 없나.

▶서영교 위원장=하나의 사건을 같은 사건번호 아래에서 경찰과 검사가 각자의 책임으로 끝까지 처리하도록 했다. 검사는 공소 사건 번호를, 경찰은 수사 번호를 갖고 서로 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한 것이다.

보완수사 요구가 있으면 원칙적으로 1달 안에 처리하고 긴급한 사건은 검사가 3일 등 구체적인 기한을 정할 수 있다. 사건을 서로 밀어내는 구조가 아니라 각 기관이 기록과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책임지는 구조다.

-수사 과정과 증거가 제대로 보존될 수 있나.

▶김승원 간사=수사와 공소에 관련된 모든 서류와 증거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고 관리하도록 했다. 기관장이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피의자 신문은 당사자의 요청이 있으면 반드시 녹음하고 압수수색과 검증은 전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등재하도록 했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가 없어지거나 절차가 불투명하게 진행되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다.

-피해자가 직접 시정조치나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사람은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기 어렵지 않나. 야당에서는 '사법의 민영화'라고 비판한다.

▶김승원 간사=고소·고발장이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당사자에게 시정조치와 이의제기, 이의신청 등 권리구제 절차를 안내하도록 했다.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나 법령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되면 당사자가 검사에게 신고할 수 있고 신고를 받은 검사는 관련 기록을 검토해 시정조치를 요구한다.

피해자가 신청하는 절차는 있지만 이를 검토하고 실제 조치를 결정하는 주체는 검사와 국가기관이다. 따라서 사법의 민영화라고 볼 수 없다. 불송치 결정 때에도 결정문과 이의신청 안내장을 함께 보내고 수사기록 열람·등사권을 보장해 피해자가 구체적인 사유를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서영교 위원장=성폭력과 아동학대, 장애인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는 국선변호인 제도가 있다. 현재는 국선변호인의 역할이 불송치 결정 전까지로 한정되는 문제가 있어 이의신청과 검찰 송치 이후에도 조력을 이어가도록 법무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이의신청서는 불송치 결정문과 함께 피해자에게 보내도록 했다. 피해자가 이를 경찰에 제출하면 경찰은 사건을 그대로 종결하지 못하고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
사진은 한병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피해자 권익 강화 TF는 어떤 역할을 하나.

▶김한규 의원=제가 TF 단장을 맡을 예정이다. 정책위 부의장과 행정안전위원회·법사위 간사, 피해자 권리 확대 필요성을 제기해 온 의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명단을 발표해 회의를 시작하겠다.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의 전건송치를 위해 개별법을 개정해야 한다. 중수청에 피해자 사건과 재수사 요구 사건을 담당할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문제도 챙기겠다. 대통령령과 시행령 등 하위법령 정비가 필요한 부분은 정부 부처와 협의할 것이다.

법률 개정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당에서 추가로 챙길 사안이 있는지도 폭넓게 살펴볼 계획이다.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에 대한 전건송치는 무엇인가.

▶김한규 의원=전건송치는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사건 전체를 검찰에 보내 최종 판단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범죄에는 이미 적용되고 있다.

사회적 약자는 스스로 이의신청이나 권리 구제를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스토킹과 성폭력 등 5개 범죄를 추가해 모두 7개 범죄에 전건송치를 적용하려 한다. 개별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오는 10월 2일 공소청 출범 전에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다.

-공소기각 사유 확대가 특정 사건 재판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승원 간사=공소기각 사유 확대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반영해 김용민·박은정 의원안에 이미 들어 있던 내용이다. 법안소위에서도 네 차례에 걸쳐 충분히 논의했다. 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을 염두에 둔 조항이 아니다.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 해당 형사소송법은 오는 10월2일 시행되는데, 몇 년 뒤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 특정 재판을 위해 지금 법을 바꿨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현재는 공소기각 사유가 있어도 법원이 재판을 상당 부분 진행한 뒤에야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있다. 개정안은 중대한 위법 수사나 현저한 소추재량권 일탈이 있었는지를 재판 초기에 심사해 억울한 피고인을 조기에 구제하려는 취지다.

-'중대한 위법 수사'와 '현저한 소추재량권 일탈'이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승원 간사=중대한과 현저한은 대법원 판례와 기존 법률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법률 용어다. 현행 형사소송법의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해 무효인 경우'라는 표현보다 오히려 구체화된 조항이라고 본다.

법원이 개별 사건의 사정과 판례를 토대로 중대성과 현저성을 판단하게 된다. 이런 표현이 추상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 기존의 수많은 법률 조항도 모두 바꿔야 한다.

-보완수사 요구와 장기 미제 사건이 쌓이는 상황에서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김승원 간사=경찰청으로부터 보고받은 사건당 처리 기간은 약 57일이며 최근 처리 기간이 줄어드는 추세다. 장기 미제 사건도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보고받았다.

그동안 수사 인력도 2000명 이상 증원됐고 수사 업무를 맡기 위해 별도의 교육과 시험을 준비하는 경찰관도 늘고 있다. 시행 과정에서 인력이나 조직 보완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확인되면 정부와 논의해 보완하겠다.

-본회의 표결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의 반대표와 기권표가 각각 한 표씩 나왔다. 당론 위반에 대한 조치가 있나.

▶한정애 정책위의장=당론에는 강제적 당론과 권고적 당론이 있다. 이번 법안은 강제적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고 가능하면 함께해 달라고 요청한 권고적 당론이었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해 별도의 조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월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 전까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전건송치를 위한 개별법 개정과 하위법령 정비, 수사기관의 조직·인력·예산 확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 권한대행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국민의 일상에 뿌리내릴 때까지 민주당이 책임지겠다"며 "사건 이관과 기관 간 협력 체계를 면밀히 점검하고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한 세부 지침도 신속하게 정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