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 진통을 겪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을 앞두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임단협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현대차는 일부 부품사 파업과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남아 있어 하반기에도 노무 리스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울산·전주·아산공장과 남양연구소 등 전국 사업장에서 조합원 3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전체 조합원 과반이 투표하고 투표자 과반이 찬성하면 올해 임단협은 최종 타결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5일 열린 17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5월6일 상견례 이후 111일 만으로, 합의안에는 기본급 10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경영성과급 400%+1270만원, 주식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지급, 2028년까지 500명 신규 채용 등이 담겼다.
노조는 올해 해고자 복직과 정년 연장, 상여금 50% 인상 등 임금 외 요구안을 두고 사측과 대립을 이어왔다. 지난달 13일 첫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이달 21일까지 8시간 전면파업을 포함해 총 60시간 파업을 벌였다. 이에 따른 누적 생산 차질은 약 5만5200대, 매출 손실은 약 2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노사 갈등에 따른 피로가 누적된 만큼 최종 타결에 무게가 실리지만 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찬성률이 52.9%로 비교적 낮았고 2016년과 2017년에는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실제 부결된 전례가 있다. 최종 투표 결과는 이날 밤늦게 나올 전망이다.

기아는 지난 28일 잠정합의안이 64.1%의 찬성률로 가결되면서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노조는 이달 26~28일 사흘간 부분파업을 예고했으나 지난 25일 12차 본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으면서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르노코리아와 한국GM, KG모빌리티도 임단협을 완료해 완성차업계의 하반기 생산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대차에는 부품사 파업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현대모비스의 생산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지난 26일과 28일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 울산공장의 생산라인 가동률이 하락, 임단협 타결 이후에도 생산 차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도 풀어야 할 과제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날 하청노조에 대한 현대차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사용자성이 인정될 경우 하청노조가 현대차에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앞서 지난 6월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구내식당과 보안·경비 등 일부 업종의 하청노조에 대해 현대차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판매 대리점 영업사원인 카마스터에 대해서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임단협은 타결되겠지만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비용 부담 등 현대차가 마주할 후폭풍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도 지속되고 있어 향후 노무 리스크에 대한 대응 난이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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