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사진=뉴스1


제주에서 일어난 실종 사건을 무더기로 허위 종결한 부 모 경장(34)은 경찰 조사에서 "실종 미종결 시 챙길 일이 많아 부담스러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실종 사건이 최소 27건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모씨(37)와 60대 남성 A씨 외에 신변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잇따라 허점을 노출하면서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은 커지고 있다.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일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경장(34)을 공전자기록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 경장은 지난 5월15일 장씨, 7월2일 A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기록 자료를 임의로 삭제한 혐의다.



경찰 수사 결과 부 경장은 '사건 인계에 대한 부담감'을 허위 종결 동기로 진술했다. 실종자가 성인이어서 곧 돌아올 것으로 안이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경찰 프로파일링에서도 '누적된 업무 부담과 책임 가중에 대한 피로감 속에 업무 태만적 동기'가 배경으로 지목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처리한 실종 사건 298건에 대한 전수조사를 거쳐 장씨와 A씨를 포함해 허위 종결이 의심되는 사건이 모두 27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다만 나머지 25건의 실종자들은 신변에 이상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부 경장 수사 과정에서 여러 난맥상을 드러냈다. 경찰은 7월19일 장씨에 대한 2차 실종신고가 접수된 뒤에야 부 경장의 개인·업무용 휴대전화 3대와 사무실 일반전화 등을 분석해 실종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 혐의 포착이 늦어지면서 부 경장은 장씨 실종 신고가 재접수된 당일 실종자 휴대전화 위치를 4차례 조회하는 등 수색에 투입되기도 했다.



신병 확보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부 경장을 긴급체포했지만, 사흘 만인 같은 달 24일 법원이 긴급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체포적부심 청구를 받아들여 부 경장은 석방됐다가 같은 달 25일에야 구속됐다.

실종자 장씨 사인을 두고도 오락가락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시신이 발견된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목맴사'라고 사인을 밝혔고, 제주경찰청은 '타살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31일 기자간담회에서 "부패로 인해 사인이 불명확하다"고 밝혀 번복 논란이 일었다. 경찰청은 '시신의 부패가 심해 사인을 확인할 수 없지만, 목맴사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부검 내용을 공개하며 수사 결과 번복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부 경장의 여죄 등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찰 보완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찾지 못한 추가 허위 종결 사건이 확인되거나 경찰 윗선의 관리 책임이 발견될 경우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제주지검은 전담수사팀을 꾸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