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과 관련해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이 지난달 27일 제주시 노형동 제주경찰청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지휘부 회의에서 사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경찰이 한밤중 전격적으로 지휘부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달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 발표에 따른 수순이지만 장윤기 사건, 제주 실종 허위 종결 사건 등으로 경찰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대규모 물갈이 인사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경찰청은 지난 1일 밤 오후 9시 50분쯤 치안정감과 치안감 전보인사를 발표했다. 시도경찰청장 18명 중 14명(78%)을 교체한 인사로, 장윤기 사건으로 불거진 향찰 논란을 의식해 연고지 배치를 배제하는 '향피제'를 적용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늦은 밤 예고 없이 지휘부 인사발령이 난 것은 이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대]에 "밤늦게 경찰 고위직 인사가 난 것은 처음 봤다"며 "장윤기, 제주 사건으로 경찰이 몸을 낮춘 상태에서 나온 문책성 인사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로 교체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1일 예산 결산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한 상태였다.

치안정감 보직인 경찰청 차장은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이 승진 임명돼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승계한다. 김 차장은 경찰간부후보 45기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 파견돼 근무했다. 현 직무대행인 유재성 차장은 올해가 정년이다.

서울경찰청장에는 고범석 전남경찰청장이, 인천경찰청장에는 유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이 각각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발령됐다. 고 청장은 경찰대 8기, 유 청장은 10기로 각각 전남 목포와 경남 통영 출신이다. 고 청장은 경비·감찰 등 분야를 두루 거친 실무통, 유 청장은 경찰 수사체계 개편에 적임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김 차장과 고 청장, 유 청장 등 3명은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치안정감 보직은 경찰청 차장, 국가수사본부장, 경찰대학장, 서울·경기남부·인천·부산청장 등 7자리로 이 중에서 경찰청장이 나온다. 경찰청장은 조지호 전 청장이 2024년 12월 비상계엄에 연루돼 직무 정지된 후 1년9개월째 공석 상태다. 조 전 청장이 파면된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하면, 9개월째 경찰청장 대행 체제다.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 3명과 함께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로 발표된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이번에 치안감 보직인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으로 전보됐다. 승진이 보류된 것으로,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의 지휘 책임을 물은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청 대변인에는 김성재 서울경찰청 치안정보부장이 승진 임명됐다. 또 제주경찰청장은 김병찬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이 임명됐다. 경찰대 7기인 김 신임 제주청장은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을 지낸 대표적 수사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