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를 탄소중립 전환의 전진기지로 삼는다. 천연가스 기반 직접환원철(DRI) 생산에서 출발해 탄소포집·저장(CCS)과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환원제를 수소로 바꿔 탄소 배출을 '제로'에 가깝게 낮춘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3일(현지시각)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Hyundai-POSCO Louisiana Steel) 건설 현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HPLS 전기로 제철소의 저탄소 생산 청사진을 공개했다. 총 58억달러(약 8조원)를 투입하는 이 제철소는 연산 270만톤 규모로 2029년 1분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자동차강판 180만톤과 일반강판 9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김택준 현대제철 북미철강사업전략실장(상무)은 "본 제철소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일관제철소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환원설비(DRP)에서 제강·열연·냉연·도금까지 한 부지에서 연결하는 구조다.
DRP는 천연가스로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설비다. 고로(용광로)처럼 철을 녹이지는 않아 딱딱한 철덩어리인 직접환원철(DRI)이 나온다. 이 덩어리를 전기로에서 전기 열로 녹이는데 석탄을 쓰지 않아 고로 대비 이산화탄소가 덜 나온다.
핵심은 철광석을 녹이기 전에 산소를 제거하는 DRP와 전기로를 공장 안에서 곧바로 연결하는 데 있다. 철광석 펠릿을 천연가스로 환원해 DRI를 만들고, 이를 고급 철스크랩과 함께 전기로에 연속 투입한다. 석탄으로 철광석을 환원하는 기존 고로와 달리 탄소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DRP와 전기로를 직결해 원료 생산과 투입을 연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에너지 소비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가동 초기에는 경제성이 담보돼 있는 천연가스로 환원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천연가스 기준으로 CCS 및 신재생 전력을 적용하게 되면 고로 대비 70% 저감되는 효과가 산출된다"고 말했다. 당진제철소가 고로 쇳물과 전기로 쇳물을 혼합해 탄소 배출을 최대 20% 줄이는 복합공정을 가동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감축 폭이다.

다음 단계는 수소다. 천연가스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투입하면 제철 과정에서 화석탄소 의존도를 더욱 낮출 수 있다. 김 상무는 "수소가 투입된다고 하면 궁극적으로는 제로에 근접한 수치가 될 것"이라면서도 "산업의 경제성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지금 시기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라고 했다. 수소 가격과 공급 인프라가 전환 속도를 좌우한다는 의미다.
저탄소 공정이 자동차 외판에 필요한 품질을 낼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현대제철은 실험에서 DRI 75%와 철스크랩 25%(A급 일부 포함)를 사용했을 때 고로 자동차강판과 유사한 성능을 확인했다. 초기에는 성형 난도가 낮은 외판재부터 생산하고 2031~2032년까지 고급 외판재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상용화 실적이 있는 에너자이론 방식의 DRP를 채택하고 정밀 정련으로 질소·황 등 불순물도 관리한다.
김형진 현대제철 북미철강사업부장(전무)은 "DRP 공장이 바로 연결된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 때문에 에너지 측면이나 품질 관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루이지애나에서 축적할 DRI·전기로 운전 경험이 국내 공정 전환으로 이어질 경우 HPLS는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를 넘어 현대제철의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앞당기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전무는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해 "확정적으로 답을 드리기는 현재는 어렵다"며 "전기로 방식의 강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프라의 경제성이 중요하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언팩] 회사의 이익, 누구의 몫일까? 'N% 성과급' 논쟁](https://i.ytimg.com/vi/yu7khZeLqo8/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