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려는 과격한 선동으로 저항과 역결집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결집 등의 표현을 쓴 점으로 볼 때 '중도 확장' 전략을 '개혁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하는 범여권 강경파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진보당 부대변인 출신 박태훈 청년오늘연구소장의 글을 공유하고 "저는 개혁의 목표와 가치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더 강하게 개혁하지 않는다'는 범여권 내 목소리를 인용하며 "바깥의 적보다 아픈 것은 안에서 흔드는 말들"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박 소장의 글에 대해 "틀린 말씀이 단 하나도 없으시다"며 "저는 개혁의 목표와 가치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적었다.

그는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며 "혁명의 열정과 속도를 절제하지 못한 과잉과 과속으로 반혁명의 불행을 초래한 안타까운 역사는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이어 "개혁은 최대한의 공감 아래 섬세하고 절차적이어야 하며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해 실효적인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며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일부의 순수한 열망을 이용해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는 과격한 선동으로 저항과 역결집을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반동을 초래하는 것도 필히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 과정에서는 이익을 박탈당하는 쪽의 저항과 고통은 크지만 혜택 받는 측의 호응과 공감은 작다"며 "개혁에는 필연적으로 반발이 수반되지만 개혁이 없으면 반발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권한이 없을 때는 책임도 없고, 무책임한 주장도 폐해가 크지 않지만, 권한을 가졌으면 상응하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누가 모두를 대표할 것인가를 정하는 선거와 누가 모든 것을 차지할 것인가를 정하는 전쟁은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직은 모두를 위한 봉사자여야 한다"며 "부정하고 무능해도 가깝다는 이유로 기용하자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자 대표자가 아닌 정복자가 취할 태도"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36년 전 판검사의 길을 버리고 빚을 내 인권변호사의 길을 시작했던 25살 젊은 이재명이나 온갖 위기의 대한민국호를 맡아 새로운 희망의 나라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전력질주하는 2026년 오늘의 이재명이나 억강부약 대동세상 '함께사는 세상'을 향한 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이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1일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나온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38%,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1%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40%)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9.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 대통령의 관련 게시물을 거론하며 "글을 보니 이분이 완전히 현실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정 지지율이 30%대를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해 "집권 1년 몇 개월 만에 몰락의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고 했다.

이어 "문조털래유(범여권 내의 5인방 문재인, 조국, 김어준, 정청래, 유시민을 일컫는 말)는 민주당이 대통령보다 먼저이고, 우리가 그 당의 주류이며, 이재명도 우리가 대통령으로 세운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반면 친명은 당보다 대통령이 먼저이고, 우리가 그를 지지하므로, 우리가 그 당의 새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