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연간 25조원대 자금을 관리할 차기 금고 선정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지역별 영업망을 평가하는 새 기준이 도입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는 취지와 특정 금융기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사실상의 특혜라는 주장이 맞서면서다.
전남광주시의회는 지난 11일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재석 의원 81명 중 찬성 53명, 반대 17명, 기권 11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금고 지정 평가에서 금융기관의 지점과 무인점포, ATM 등의 전체 규모뿐만 아니라 시·구·군별 분포도까지 반영하는 것이다.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금고 관할 범위가 27개 시·구·군으로 확대된 만큼 금융기관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시민들이 고르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찬성 측은 이를 '금융 접근성 강화'로 설명한다. 박문옥 의원은 금융기관 점포가 특정 지역에 편중된 현실을 지적하며 "통합의 완성은 모든 지역에 금융기관이 공평하고 고르게 배치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금고 선정 공고를 불과 앞둔 시점에 평가기준을 변경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노소영 의원은 "기준 변경이 영업망을 이미 광범위하게 확보한 금융기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지방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의 경쟁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역 금융기관의 영업망은 단기간에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새 기준이 결과적으로 특정 금융기관에 유리한 '맞춤형 규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NH농협은행과 광주은행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평가기준 변경이 금고 선정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광주은행 역시 금융서비스의 지역 균형이라는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금고 선정 직전 평가기준을 바꾸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상임위원회 심사 과정이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대규모 금고 운영권을 결정하는 사안인 만큼 이해관계가 큰 금융기관 간 경쟁을 고려해 보다 면밀한 검토와 공개적인 논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통합특별시는 이달 중 금고 지정 공고를 내고 오는 10월까지 운영기관 선정을 마칠 예정이다. 선정된 금융기관은 2027년부터 4년간 특별시 금고를 맡게 된다.
결국 이번 논란은 지역별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공익적 기준인지 아니면 금고 선정 직전 도입된 새로운 기준이 특정 금융기관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 있는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25조원대 시민 자금을 맡길 금고 선정인 만큼 기준의 내용뿐 아니라 변경 시점과 절차의 투명성까지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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