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향후 금리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증시를 주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하면서까지 인공지능(AI) 자본지출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상환 능력에 대한 '옥석 가리기'도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에서 3.75%~4.00%로 0.25% 인상했다. 이날 연준은 한 차례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지적하며 2% 물가 달성을 위해 가능한 조치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AI 투자에 대한 금리 변수의 영향도 커졌다.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구입 및 인프라 구축에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5일 로이터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집계 기준 2026년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오라클 등 주요 5개 사의 전체 자본 지출 규모는 약 8000억달러(약 1107조원, 18일 환율 기준)에 이를 전망이다. 2027년에는 1조달러(약 1384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도 늘고 있다. 자체 현금만으로 자본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자 채권으로 그 조달통로를 넓히고 있는 것. 골드만삭스는 2026년 5개 사의 채권 발행이 약 2500억달러, 2027년에는 400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전체 CAPEX(자본지출)의 3분의 1이 부채를 통해 조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 금리가 올라도 AI 투자는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리가 높으면 유동성이 위축되며 자금 조달 압박이 늘어날 수 있음에도 빅테크들은 기꺼이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금리 상승이 기업 투자 감소로 연결되던 과거와 방향이 다르다.

워시 연준 의장도 이를 지적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워시 의장은 "AI 자본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로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자본을 둘러싼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자본 수요가 증가했다. 이는 금리 상승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빅테크의 높은 AI 클라우드 수익성에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클라우드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39.4%, 35.6%에 달했다. AI 수요에 힘입어 높은 성장성과 수익성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조달 금리가 1%포인트 오른다고 해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곧바로 AI 투자를 줄일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기업들은 투자를 축소하지 않았다"며 "2026년 연초 4.2%수준이었던 미국 10년물 금리는 5%까지 상승하며 자본 조달 비용이 오르고 있지만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등 주요 빅테크는 투자 계획을 더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리 상승에 따라 자본 조달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기에 향후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업별로 차입 의존도와 재무 상태에 따라 가해질 수 있는 부담이 다른 만큼 상환 능력을 가진 기업을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고금리에 취약할 수 있는 기업으로는 코어위브가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매출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112.46% 늘었지만 2분기 영업손실은 4900만달러, 순손실은 6억2600만달러에 달했다. 매출의 25% 가까이가 순이자비용으로 지출됐다. 회사 스스로도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막대한 부채가 자금 조달 능력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명시했다.
김승혁 연구원은 "금리 상승 속 투자 부담은 차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먼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은 내부 현금과 달리 갚을 길을 증명해야 투자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고금리와 긴축 환경은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입증 요구를 높일 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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