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 /사진=HD현대


"대·중소기업 간 방산 인력의 공유 공간을 마련해 인재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지난 16일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K해양방산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대기업·군을 잇는 경력 사다리를 구축해 인재가 산업 안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최근 필리핀, 태국 등으로 K해양방산 수출이 확대되면서 전문인력 확보가 지속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유형의 함정을 개발·설계하려면 통상 100명 이상의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구매국마다 요구하는 성능과 조건이 다른 만큼 수출이 늘고 함정 유형이 다양해질수록 숙련 엔지니어 확보가 사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하지만 현재의 인력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조선해양산업 인력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조선해양공학 전공자 가운데 조선산업을 선택하는 비율은 5명 중 1명 수준에 그친다. 전문인력 수요와 실제 인재 유입 사이의 미스매치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최 상무는 "국내 조선사들이 조선해양공학 전공자를 유치하기 위해 근무 지역을 수도권과 대도시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인재 영입에는 한계가 있다"며 "도전적인 업무 경험과 성취감, 합리적인 보상체계, 근무환경 만족도를 높여 나가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과 중소기업 등에 흩어진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방산 마일리지' 도입도 제안했다. 군 복무와 중소 방산기업 근무 이력을 대기업 채용 과정에서 인정해 산업 내 인력 이동을 활성화하고 인재 풀을 넓히자는 취지다.

최 상무는 "지역 중소기업에서는 20대 인력이 3년만 근무해 준다면 이직 시 추천서까지 써주겠다고 할 정도로 청년 인력 확보가 절박한 상황"이라며 "청년은 중소기업에서 경험을 쌓아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대기업에서 퇴직한 숙련인력은 중소기업에서 노하우를 공유하는 식으로 인력의 공유 공간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소기업 인력이 대기업에 파견돼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며 "IT·AI 분야 등에서 프로젝트를 기반 인적 교류와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 /사진=HD현대


군 복무 경험을 방산 분야의 전문성으로 연결하기 위한 융복합 교육의 필요성도 짚었다. 군사학과에 방산 사업관리와 계약, 기술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과목을 접목해 전역 이후 방산 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경로를 넓히자는 구상이다.

최 상무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장교들은 장기 복무가 확정적이지만 대학교에서 양성된 인력은 중기자원으로 관리돼 장기 복무의 관문을 다시 통과해야 한다"며 "이들처럼 직업군인의 길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향후 사회로 진출할 수 있는 경로가 보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부분 군사학과에서 군사학만 가르치고 있다"며 "방산 사업관리나 계약, 기술 분야 등의 전공과목을 함께 가르친다면 의무복무를 마친 군 간부들이 방산 분야를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무기체계의 운용 개념을 가르치는 군사학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산학을 함께 결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장기 복무한 직업군인에게는 전역 3년 전부터 방산 분야 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국방전직교육원을 중심으로 전역자의 취업·창업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전역을 앞둔 시점에 진행하기보다 충분한 준비 기간을 두고 관련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상무는 "전역 3년 전부터 관련 과정을 개설해 방산 분야 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쉽게 교육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 오프라인 교육과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