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 엔진 사업이 상선 중심의 이익구조를 보완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엔진·기계 부문 영업이익률은 23%로 2024년 연간 대비 두 배로 높아졌다. 선박용 엔진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데이터센터용 발전 시장에도 진출하며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
21일 HD현대중공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엔진·기계 부문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2024년 11.5%에서 지난해 18.3%, 올해 상반기 23.0%로 상승했다. 2024년 대비 11.5%포인트 올랐다.
수익성 개선은 조선업황 회복과 제품 구성 변화가 이끌었다. 선박 발주 증가로 엔진 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고부가 친환경 엔진 비중이 높아졌다.
엔진 사업은 기술 진입장벽을 바탕으로 상선 부문을 웃도는 수익성을 확보했다. 자체 중속 엔진 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사업자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HD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힘센엔진을 앞세워 세계 선박용 중속엔진 시장에서 선두권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엔진·기계 부문 매출은 3조7908억원으로 전년 3조1344억원보다 20.9%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6%다. 올해 상반기에는 1조831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엔진·기계 부문은 수주에서도 연간 목표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부문의 8월 누계 수주는 38억2200만달러(약 5조3508억원)로 올해 목표의 142.9%를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6000만달러(약 3조8640억원)보다 38.5% 증가했다. 수주잔량은 87억4000만달러(약 12조2360억원)다.
반면 함정 부문은 3억8200만달러(약 5348억원)를 수주해 달성률이 12.7%에 그쳤다. 해양 부문도 수주액이 1억4100만달러(약 1974억원)로 달성률은 4.3%에 머물렀다.
새로운 시장은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이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기존 주력 발전설비인 대형 가스터빈의 공급이 지연되면서 중속엔진이 대체 발전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속엔진은 상대적으로 납기가 짧고 전력 부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여러 대를 병렬로 설치해 단계적으로 발전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대규모 수주도 확보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미국에서 두 건의 데이터센터용 엔진발전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4월 아페리온에너지그룹(AEG)으로부터 6271억원, 8월 코반에너지그룹(Corban Energy Group)으로부터 956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총계약금액은 1조5831억원이다.
이들 계약은 선박 발주와 별개로 발생하는 수요를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선박용 엔진은 신조선 건조 물량에 연동돼 조선업황의 영향을 받는다. 발전용 엔진 매출이 늘면 선박 발주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생산설비 투자도 확대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달 대출력 발전엔진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토지 취득과 공장 신설 등에 8336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 기간은 2028년 5월까지다.
계열사 간 시너지도 기대된다. 부품 공급과 유지·보수 등 사후 서비스는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이 맡는다.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반복 매출은 그룹 차원의 수익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엔진 사업은 상선과 무관하게 신규 수요가 가세하고 있다"며 "기술적 진입장벽에 기반해 상선을 상회하는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고 최근에는 상선 사이클과 무관한 데이터센터 발전용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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