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B787-10.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현금흐름 관리라는 과제를 안았다. 두 항공사의 노선과 인력을 하나로 묶는 데 최대 1조원의 비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기 교체 투자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통합으로 확보할 수익이 실제 현금으로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비용 집행과 투자 속도를 조율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22일 대한항공 분기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률은 2.2%로 지난해 같은 기간 6.3%보다 4.1%포인트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39.9%에서 올해 6월 말 390.7%로 50.8%포인트 높아졌다. 수익성이 낮아진 가운데 재무부담도 커졌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25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1.2%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이 지난해부터 연결 실적에 포함된 영향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더해지면서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까지 반영되면서 재무부담도 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서 추가 비용 부담까지 안게 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시스템·조직 통합과 관련 시설 확충 등에 들어갈 비용은 9000억~1조원이다. 노선과 기단이 커지는 만큼 이를 운영할 기반을 갖추는 데도 자금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은 내부 시스템 일원화와 조직문화 융합을 추진하면서 종합통제센터, 객실훈련센터, 정비시설 등을 확충하고 있다. 통합 이후 안정적인 운항을 위해 필요한 투자지만 단기적으로는 자금 부담을 키운다. 예상 통합비용 전액이 특정 연도의 손익에 한꺼번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어서 실제 부담은 지출 시점과 회계 처리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항공기 투자도 현금흐름을 좌우할 변수다. 노후 항공기를 고효율 기종으로 바꾸면 연료비와 정비비를 낮출 수 있지만 도입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이 들어간다.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늘더라도 투자 지출이 함께 증가하면 차입금을 줄일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 수익성이 회복되더라도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이유다.

통합 효과는 노선과 운항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배치하느냐에 달렸다. 올해 상반기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기준 양사의 여객 노선 112개 중 48개가 중복된다. 중복 노선의 운항 시간대를 조정하고 여유 기재를 수요가 많은 노선에 투입하면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중·단거리 노선과 대한항공의 장거리 노선을 연결하면 환승 수요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구매와 정비 체계를 합치는 작업도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항공유와 기내서비스 품목을 공동 구매하고 정비부품을 함께 조달하면 구매조건을 개선할 여지가 생긴다. 양사가 함께 취항하는 공항의 지상조업 계약을 통합하고 중복된 정보기술 인프라를 정리하는 것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요인이다.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는 시스템·조직통합과 관련 시설 확충 등에 소요되는 9000억~1조원의 통합비용이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노선 및 운항자원 효율화를 통한 수익 증대와 운영체계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이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