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개통 목표를 발표한 지 불과 12일 만인 지난 14일 민형배 시장이 "2035년까지도 예측이 쉽지 않다"고 밝히면서 개통 일정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행정으로 신뢰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사진은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전동차량/전남광주특별시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시점이 또다시 불투명해졌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개통 목표를 발표한 지 불과 12일 만에 민형배 시장이 "2035년까지도 예측이 쉽지 않다"고 밝히면서다. 공사 지연에 사업비까지 당초보다 1조5000억원 넘게 불어난 가운데 개통 일정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행정에 대한 신뢰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 시장은 14일 전남광주특별시의회 무안청사 본회의장에서 열린 시정질문에서 도시철도 2호선 관리 체계 개선 방안을 묻는 이귀순 의원의 질문에 "말은 2035년이라고 했지만 그때까지도 솔직히 예측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새로운 개통 시점이나 구체적인 공정 관리 대책은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 2일 배미경 특별시 대변인이 1단계 개통 목표를 2028년 12월, 2단계를 2035년으로 발표한 지 12일 만에 시장이 일정의 불확실성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발표된 일정 역시 당초 계획보다 각각 1년, 5년 늦춰진 목표였다.

공사 현황을 보면 지연 우려가 단순한 일정 조정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금화 건설본부장은 이날 토목 공정률이 99%에 이르렀지만 후속 공정 9개 분야의 평균 공정률은 약 50%라고 설명했다. 토목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과 달리 후속 공정은 상당한 작업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지장물 이설 대상이 늘어난 점도 공사 지연 원인으로 제시됐다. 설계 당시 214곳으로 예상했던 이설 대상은 실제 384곳으로 증가했다.

시공사 선정 작업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박 본부장은 7공구와 10공구가 2023년부터 입찰에 나섰지만 다섯 차례 유찰됐다고 밝혔다. 난공사 구간인 데다 예상 공사비가 낮아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귀순 의원은 반복되는 개통 지연에 대한 책임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문제를 덮어두는 것도, 문제를 이유로 사업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도 책임 있는 행정이 아니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개통 약속이 아니라 실제로 지켜지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민 시장은 도시철도 2호선을 광주 도심 내부의 교통수단에 한정하지 않고 광역교통망으로 연장·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노선과 재원 조달 방안, 기존 공사와의 연계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기존 사업의 개통 일정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광역교통망 확대 구상까지 내놓았지만 실행 가능성을 판단할 세부 계획은 확인되지 않았다.

사업비 증가는 시민 부담과 직결되는 핵심 쟁점이다.

옛 광주광역시는 2018년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추진하면서 재정 부담 최소화를 약속했다. 그러나 총사업비는 당초 1조7394억원에서 현재 3조2430억원으로 늘었다. 증가액은 1조5036억원으로 당초 사업비 대비 86.4%가 늘었다.

도시철도 2호선은 장기간 공사 지연과 사업비 증가가 누적된 대표적인 대형 공공사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시가 새로운 개통 목표를 발표하고도 불과 12일 만에 일정 예측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애초 일정 산정의 근거와 공정 관리 체계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별시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추가적인 목표 발표보다 실현 가능한 실행계획부터 제시해야 한다. 공정별 완료 시점과 지연 위험, 공구별 시공사 확보 방안, 사업비 증가 원인과 재원 조달 계획을 객관적인 자료로 공개하고 일정 변경에 대한 책임과 관리 주체도 명확히 해야 한다.

개통 목표가 반복적으로 바뀌고 사업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근거와 검증 없는 일정 발표가 되풀이된다면 시민 불신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도시철도 2호선의 핵심 과제는 새로운 날짜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날짜를 실제로 지킬 수 있다는 근거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