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이 14일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 동안 부산시가 추진해 온 퐁피두 부산 분관 건립사업 등의 중단을 밝히고 있다./김동기 기자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 사업을 중단하고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지 않기로 하자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시민 체감도와 공공성, 재정 지속가능성, 행정의 책임성 등 4가지 원칙을 적용해 퐁피두센터 건립과 라 스칼라극장 초청공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립 중단 사유로 크게 네 가지를 제시했다. 8천만년의 지질 역사를 간직한 이기대 국가지질공원에 대규모 영구 시설물을 건립하는 것은 환경적 가치 훼손에 비해 사업 편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프랑스 퐁피두센터와의 계약에서 부산의 권리와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제공받을 작품과 전시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보장도 부족하다고 봤다.

재정 부담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사업계획 수립 용역에서 건립비로 시비 약 1100억원, 연간 운영비 125억원이 제시됐지만 경제성 분석의 신뢰성이 충분하지 않고 장기적인 재정 부담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 예술계와의 공감대가 부족하고 기존 시립미술관 등과의 역할 분담도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은 재원 확보의 불확실성과 지역 예술계와의 협력 부족, 공연장 개관 준비 등을 이유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말 준공한 뒤 2027년 시설 점검과 시범공연을 거쳐 2028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이에 부산시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송우현 위원장과 조병제·배영숙·송상조·최홍찬·하은미 의원 등은 같은 날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사업 중단이 책임행정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퐁피두센터 분관 사업과 관련해 "재검토 의견이 어떻게 사업 중단 결정으로 이어졌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입지가 문제라면 대체 입지를 찾고 계약조건이 불리하다면 재협상하는 등 해결 방안을 모색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에 대해서도 시민 75%가 찬성하고 문화협력위원회에서도 64%가 조건부 찬성했는데 공연 자체를 포기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시민들이 요구한 것은 공연 포기가 아니라 재정 부담을 줄이고 지역 예술계와 상생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이라며 기업 협찬 확대와 공연비 절감, 지역 예술인 참여 확대를 위한 노력이 충분했는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 조성 계획에 대해서도 국비 확보와 관계기관 협의가 진행 중인 사업을 기존 퐁피두센터 분관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업 중단에 따른 행정적·재정적 책임을 거론하며 정책점검단의 의견과 대안별 검토 결과, 재원 확보 노력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부산의 문화정책은 시장의 정책적 성과가 아니라 시민의 문화적 권익과 부산의 미래를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