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잇따른 금융권 해킹 사고에 대응해 보안 취약점 점검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모의해킹 훈련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의 보안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분쟁조정 '편면적 구속력' 도입도 추진한다.
이 원장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최근 일련의 침해 사고로 인해 국민들의 심려가 큰 만큼 철저한 원인 규명 등을 통해 보안상 허점을 신속하게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금융보안 감독체계를 사후제재에서 사전예방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2월 통합관제시스템을 본격 가동해 사이버 위협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했다.
앞으로는 금융회사의 보안 취약점 분석·평가를 강화하고 정보기술(IT) 자산의 식별·관리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AI 기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모의해킹 훈련도 확대한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의 자체 보안역량 강화를 적극 유도하겠다"며 보안 예산과 인력 투자 확대를 위한 개선 방안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질의에서는 보안 점검의 빈틈을 메워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회사 554곳의 보안 자체점검에서 130곳이 미흡 판정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 버그바운티(취약점 신고 포상제)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답했다. 또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이 토스뱅크의 276억원 환전 거래 취소 사례를 들어 내부 전산 오류 관리를 주문하자 "전자금융거래법 보완을 금융위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으로는 분쟁조정 '편면적 구속력' 도입을 꺼냈다. 이 원장은 "편면적 구속력 등의 제도 도입을 위한 법제화 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편면적 구속력 제도란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소비자가 받아들이면 금융회사가 소송 없이 따라야 하는 제도다. 당국은 결정액 1000만원 이하 분쟁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처리 속도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기준 금감원이 처리하지 못한 민원은 2만8870건이다. 이 가운데 6359건은 접수 후 8개월 넘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보험 분쟁조정 신청은 2만3395건으로 지난해 1년치의 63%에 이른다.
검사 지연도 지적됐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금감원 검사 처리 기간이 올해 6월 기준 평균 237일로 2021~2023년(약 110일)의 두 배를 넘는다고 했다. 이 원장은 "사건 처리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고 인력 문제도 있다"고 인정했다. 검사·제재 처리 지연 개선 등을 담은 혁신안도 11월 중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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