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전경/영풍



영풍 석포제련소의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추진된 경상북도의 정책연구 용역이 계약 약 5개월 만에 '상생전략' 중심으로 변경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동행미디어 시대>가 확보한 영풍제련소 주변환경오염 및 주민피해공동대책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경북도는 2025년 7월 '석포제련소 이전 타당성 조사 및 종합대책 수립 용역'을 계약했다.



그러나 약 5개월 뒤 용역명을 '석포제련소 지속가능한 상생전략 및 대응방안 타당성 검토 용역'으로 변경했다.

계약 조건도 달라졌다. 당초 8993만6000원이던 계약금액은 1억원으로 증가했고 용역기간도 12개월에서 14개월로 연장됐다.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용역명 변경이 아니라 정책연구의 목적과 방향이다.



당초 용역명에는 제련소 이전 타당성을 검토한다는 목적이 명시돼 있었지만 변경된 명칭에서는 '이전'이라는 표현이 빠지고 '지속가능한 상생전략'과 '대응방안'이 강조됐다.

이에 주민들은 경북도가 제련소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다가 느닷없이 제련소 존치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정책연구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용역 변경 과정에서 실제 과업 내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이전 타당성 검토가 계속 포함돼 있는지, 계약금액과 사업기간을 변경한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풍제련소 주변환경오염 및 주민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용역 변경의 적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감사원 공익감사를 추진하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용역 변경 과정에서 과업 내용과 평가기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책 방향에 대한 내부 검토와 주민 의견수렴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등을 감사원이 확인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경북도가 제련소의 이전 가능성을 어느 범위까지 검토하고 있는지, 용역 변경이 기존 정책 목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는 데 있다.

주민들이 용역 변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장기간 이어진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정화 문제도 자리하고 있다.

제련소의 이전 또는 존치 여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오염토양과 지하수의 정화 실태, 제련잔재물 처리 상황 등 환경적 조건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당국은 2022년 12월 석포제련소에 통합환경허가를 내주면서 제련잔재물을 2025년 12월31일까지 전량 외부로 반출·처리하도록 조건을 부과했다.

그러나 주민들이 제련잔재물의 성분분석서와 처리방식, 적치량 등에 관한 자료 공개를 요구하자 환경당국은 관련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반출·처리 기한이 이미 지난 만큼 실제 처리 여부와 환경당국의 이행 점검이 적절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